제주항공 채용 공고.

제주항공이 불공정 채용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원자들은 제주항공이 외모를 보지 않겠다며 1차 서류전형에서 사진을 제외해놓고 상담카드를 통해 사실상 외모를 확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회사가 입사 전형 시 체력 인증서와 상담카드 제출자에 가산점을 준다고 밝혔지만 명확한 가점 기준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일 항공사 취업 커뮤니티와 오픈 채팅방엔 “제주항공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겠다고 해 놓고 상담카드를 작성하면서 얼굴을 확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항공은 작년 하반기부터 ‘상담카드 고유번호’를 제출한 지원자를 우대하고 있다. 상담카드는 제주항공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지원자 중 제주항공 개선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에 한해 발부된다. 이후 서류전형 지원 시 상담카드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가점이 부여되는 형식이다.

상담카드. 승무원 채용 컨설팅 블로그 캡쳐

문제는 제주항공 직원이 상담카드를 발부하는 과정에서 지원자와 대면 상담을 하게 돼 사실상 서류심사 이전에 ‘외모 면접’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은 외모로 객실 승무원을 뽑는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2018년부터 서류전형에서 사진을 제출하지 않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인사담당자가 서류 전형 이전에 지원자의 외모를 확인할 수 있으면 블라인드 테스트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다.

한 익명의 제보자는 22일 국민일보에 “승준생들(승무원 준비생) 사이에서는 제주항공이 상담카드를 발행할 때 얼굴을 체크해뒀다가 서류 심사에서 고유번호로 확인한다는 말이 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에 지원했다 탈락한 박모(23)씨 역시 “공정하고 유연한 채용을 한다며 증명사진 제출을 없애겠다고 해 놓고 서류심사 이전에 얼굴을 확인할 수 있으면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고 얘기했다.

제주항공은 2016년에도 자격증과 자기소개서를 폐지하는 대신 동영상을 요구해 “외모로 뽑는게 아니냐”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제주항공은 국민체력100 인증서에 가점을 주겠다고 밝히면서도 가점 기준은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채용 홈페이지 캡쳐

지원자들은 또 서류 심사에서 우대조건이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앞서 제주공항은 상담카드와 함께 ‘국민체력100’ 자격증을 획득하면 가산점을 부여하고 체력검정을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체력100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급하는 인증서로 체력인증센터에서 체력과 체격을 측정하면 받을 수 있다.

승무원 준비생 송모(25)씨는 “주위 준비생들을 보면 체력 증명서랑 상담카드가 다 있는데도 떨어진 사람이 많다”며 “가산점 부여를 얼마나 어떻게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손모(27)씨도 “국민체력100을 우대한다고 해서 신청하려고 봤더니 예약이 다 차서 지방까지 내려가야 했다. 나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갔지만 거기까지 간 사람은 바보 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우대를 가산점 딱 몇 점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국민일보에 밝혔다. ‘어떤 기준으로 우대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내부 기준은 있으나 공개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총 지원자의 40%가 국민체력 인증서를 제출했는데, 1차 합격자 중 인증서가 있는 사람은 70% 정도”라며 “이 수치만 봐도 우대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상담을 통해 외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상담을 통해 우수한 지원자를 보려고 하는 것이지 외모는 판단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오히려 얼굴을 확인하지 않으려고 이런 설명회나 상담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냐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지난 20일 인스타그램 채용 계정을 통해 “내·외부 시장환경의 변화로 신규채용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고민 끝에 채용을 진행했다”며 “사실이 아닌 내용이 지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제주항공의 2019년 하반기 1차 서류 합격률은 2% 초반으로 알려졌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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