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환담을 하러 들어서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9.11.2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여야지도부와 국회에서 환담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 요청에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라고 말한 뒤 “허허허”하며 웃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내년도 예산안을 위한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사당 본청 3층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환담했다. 이 자리에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해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황교안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말을 건네면서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조 전 장관을 언급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게 해 주신 부분은 아주 잘하신 것”이라며 “다만 조국 전 장관을 임명한 그 일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이 굉장히 분노라고 할까, 화가 많이 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 부분에 관해서는 대통령께서도 직접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시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임명 사태로 국론이 분열된 점을 강조하며 직접적인 유감 표명을 요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문 대통령은 황 대표의 언급을 들으며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별다른 답변은 없었다.

야당의 성토는 이어졌다.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평소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 많이 귀담아 주시고 하면 더 대통령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뒤엔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듣고 문 대통령은 “그런데 뭐 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라며 소리 내어 웃었다고 환담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외에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눠진 국론 분열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열린 마음으로, 광화문의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 2019.11.22. 한겨레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 경제 활력, 민생을 살리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며 “당연히 정부가 노력을 해야겠지만 국회도 예산안으로, 법안으로 뒷받침을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남북문제가 잘되면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오는 것도 같다”며 “그것에 대한 우리가 철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이 모든 정치의 중심이다.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법원을 개혁하는 법도 좀 계류가 돼 있지 않나. 협력을 구하는 말씀을 해 달라”라며 말을 돌렸다. 김 대법원장은 “정기국회 내에 법원 개정안 등이 처리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오늘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에 천황 즉위식에 축하 사절로 가서 (환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한일 의원 간 교류 현황에 대해 물었다.

문 의장은 “(의원 간 교류가) 많이 있었고 저도 많이 접촉했다”며 “내달 도쿄에서 G20 국회의장 회의가 있어 깊숙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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