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레바논 시위 현장에서 아이를 달래기 위해 시위대가 '상어가족'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연합뉴스

레바논 시위현장에서 겁먹은 아이를 달래주기 위한 시위대의 ‘상어가족’ 합창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상어가족’은 2015년 국내 교육분야 스타트업인 스마트스터디가 선보인 노래로, 북미권 고전 동요 ‘Baby Shark’를 편곡했다.

21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여성 엘리안 자보르는 지난 19일 밤 생후 15개월인 아들 로빈을 차에 태우고 베이루트 남쪽 바브다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자보르는 이동 중 시위대에 의해 자신의 차가 둘러싸이자 “아기가 있다. 너무 큰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시위대는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일제히 율동을 하면서 ‘상어가족’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으며, 그 모습을 자보르가 촬영하게 된 것이다.

자보르는 “로빈이 이 노래를 좋아한다. 집에서도 여러 번 이 노래를 듣고 웃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기를 위해 거리에서 동요를 부르는 시위대야말로 레바논 어린이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레바논 어린이들은 더 나은 미래를 가져야 한다. 로빈은 커서 이 동영상을 보고 레바논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싸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을 위해 시위대가 일제히 ‘상어가족’을 부르는 영상은 레바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레바논은 35세 미만의 37%가 무직일 정도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와중에 정치인들의 만성적인 부패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17일 레바논 정부가 내년부터 왓츠앱 등 메신저프로그램 이용자에게 하루 20센트, 한 달 6달러의 이용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것이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시위대는 메신저 프로그램 과세 철회,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등 고위 공무원 급여 50% 삭감,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부금 활용 방안이 담긴 내년도 예산 확정 등을 개혁안으로 내세웠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사퇴 요구를 거부하는 한편,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한 경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김영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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