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검사 전관예우가 심각하다”고 주장한 이탄희 변호사를 옹호했다.

임 부장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수들끼리 다 아는 처지에 대검이 발끈했다는 말에 실소가 나온다”며 “대검이 발끈할 수록 급소란 말인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수고가 눈물겹도록 고맙다”고 적었다.

앞서 전 판사이자 현재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인 이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지난 22일 출연해 “검찰 내부 투명화가 필요하다. 사건 배당 문제가 핵심”이라며 “실질적인 기준이 없다. 너무 놀랐다. 검사장이 스스로 판단해 주임 검사를 지정해서 배당하는 정도다. 검사장이 하지 않으면 부장 검사가 알아서 배당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당을 아무 기준 없이 하다 보니 어떤 사건을 누구한테 줄 것인지에 대한 결정 재량권이 지나치게 강해졌다”며 “외압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전관예우, 관선 변호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 “전관예우는 법관 문제라고 생각할텐데 사실은 검찰 단계에서 훨씬 심각하다. 검찰 단계는 공개적인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쉽게 말해 전화 한 통화로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 않도록 하거나 의뢰인이 원하는 특정 검사한테 배당 해주고 수천만 원씩 받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대검은 같은 날 오후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사건의 적정한 처리를 위해 검사의 전담, 전문성, 역량, 사건부담, 배당 형평, 난이도, 수사지휘 경찰관서, 기존사건과의 관련성, 검사실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하고 있다”며 “만약 이 위원 주장대로 ‘전화 한 통화로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 않거나, 본인이 원하는 특정 검사에게 배당하게 해 주고 수천만 원을 받은’ 사례가 있다면 이는 검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서 수사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므로 명확하게 그 근거를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임 검사는 대검 입장문을 겨냥해 “관선 변호사란 검찰 은어가 있다. 센 전관 변호사나 센 사건 당사자 측을 위해 세게 뛰어주는 검찰 상사를 의미한다”며 “정말 세면 사건 배당부터 관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당시 한 부장 검사가 점심시간에 밥을 먹다 자신의 친구 사건이 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되도록 손을 써놨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했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 있는 행동인데 문제의식이 전혀 없어서 후배들 앞에서 민망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말하면 검찰은 못 들은체 하던데 이 변호사가 말하면 대검이 나서니 부럽다”고 썼다.

다음은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글 전문.

피고인이나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일할 변호인을 나라에서 선정해주면 국선 변호인이고, 개인이 선임하면 사선 변호인이라고 합니다. 관선 변호사란 검찰 은어가 있어요. 센 전관 변호사나 센 사건 당사자측을 위해 세게 뛰어주는 검찰 상사를 우린 관선 변호사라고 부릅니다. 정말 세면, 사건 배당부터 관여하더라구요.

제가 의정부지검 형사부근무하던 시절이니, 2017년 무렵. 모부장이 자기 친구사건 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되도록 손을 써놨다는 말을 점심시간 밥 먹다가 말고 스스럼없이 해서 듣다가 당황했지요. 문제 있는 행동인데, 문제의식이 전혀 없어서 후배들 앞에서 제가 민망했습니다.

센 사건들은 피의자쪽이나 고소인쪽 양쪽에 관선 변호사가 다 달라들어 가운데 낀 검사가 곤혹스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부장 지시가 이랬다 저랬다 입장을 바꾸어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고 푸념하는 후배, 위에서 빨리 입장을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눈치보던 후배…. 선수들끼리 다 아는 처지에 대검이 발끈했다는 말에 실소가 나옵니다. 사건 배당권은 수뇌부의 아킬레스건이지요. 대검이 발끈할수록 급소란 말인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수고가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P.S. 제가 말하면, 검찰은 못 들은체 하던데, 이탄희 변호사님이 말하면, 대검이 뭐라뭐라 하니, 이변호사님이 많이 부럽네요^^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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