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7차례 비공개 출석했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10시15분 자신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이 지난 8월 27일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57일만이다.

서울중앙지검에 미리 나와 있던 정 교수는 검찰 호송차량인 스타렉스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 서관 2층 4번 출구로 똑바로 걸어왔다. 그는 노란색 테이프를 삼각형 모양으로 붙여놓은 포토라인을 세 걸음 앞두고 멈춰섰다. 대기하던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정 교수는 “처음 포토라인에 섰는데 심경을 밝혀 달라”는 취재진의 말을 듣곤 함께 온 변호인을 쳐다봤다. 변호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정 교수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고만 답했다. 얼굴은 어두웠고 대답하는 목소리가 작았다. “표창장 위조 혐의를 인정하느냐” “검찰의 강압수사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갈색 안경을 썼고 회색 정장 차림이었다. 그는 머리를 쓸어 올리며 변호인 2명과 함께 법원 출입구 검색대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검찰 조사 때 뇌경색과 뇌종양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걸음걸이는 빠른 편이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부터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 소속 부부장검사 등 10여명이 나섰다. 정 교수 측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변호했던 김칠준 변호사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김종근(LKB앤파트너스) 변호사 등 6명이 방어를 맡았다.


영장심사는 두 차례 휴정됐다. 재판부는 오후 1시20분부터 50분간 휴정했다. 정 교수 측은 김밥과 음료수를 배달시켜 식사를 해결했다. 재판부는 오후 4시에 20여분간 재휴정했다가 심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의 입시비리·사모펀드·증거인멸 등 3가지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찰청 수뇌부는 TV를 통해 정 교수의 영장심사 출석 과정을 지켜봤다. 대검 간부들의 오전 회의에서는 “화면에서 정 교수를 모자이크 처리한 방송사도 있다”는 등의 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고 한다.

정 교수 측은 검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직후 “(검찰이) 입시문제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2개를 11개 범죄사실로 나눴다”고 주장했다.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서는 “근본적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라고 항변했다. 정 교수 측은 이날 검찰의 출석 요구마다 응했고 광범위한 강제수사로 증거가 상당 부분 수집된 점도 구속수사가 불필요하다는 근거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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