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앨우드의 실물. CBS 방송 캡처

9살 소년이 집에 불을 질러 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CBS 등 미국 언론은 일리노이주에 살던 카일리 앨우드라는 소년이 지난 4월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양아버지(34)와 양아버지의 할머니(69), 2살 미만의 의붓형제 2명과 사촌 동생 1명을 숨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건 당시 앨우드의 가족들이 살던 이동식 주택 트레일러에서 타는 냄새가 났다. 곧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트레일러를 뒤덮었다.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가족 5명이 연기 흡입으로 사망한 상태였다. 앨우드는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탈출해 살아남았다. 검찰은 앨우드가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1급 살인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내부가 전소된 앨우드가 살던 트레일러. CBS 뉴스 캡처

21일 열린 소년법정에서 앨우드의 모습은 자신이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그 자체였다. 판사가 “무엇이 이해가 되지 않느냐”고 묻자 “내가 한 짓(이 이해가 안 된다)”이라 답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듯했다. 이날 재판을 맡은 찰스 페이니 판사는 어리둥절해하는 소년에게 “혐의를 받는다는 건 누군가 널 고발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해야 했다.

또 앨우드는 판사가 법적 용어를 사용하며 범행 사실을 묻을 때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에 앨우드의 변호사는 복잡한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차례 진술과 답변을 멈춰야 했다. 모든 과정이 끝날 때쯤에야 앨우드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느낀 듯 보였다. 그는 재판장을 떠나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리노이 주법에 따르면 범죄자를 구류시킬 수 있는 최소 연령은 10세이고 교도소에 가둘 수 있는 나이는 13세부터다.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이 사형이나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1급 살인을 이례적으로 적용하긴 했지만, 워낙 앨우드가 어린 탓에 보호관찰 처분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은 이대로 앨우드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소 5년, 길면 성인이 되는 만 21세까지 집행유예 기간을 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앨우드의 가족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앨우드의 어머니는 “사람들이 내 아들을 모두 괴물처럼 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람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매우 끔찍한 비극이었지만 아들의 인생을 버릴 만큼의 일은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반면 이번 사고로 두살배기 자식을 잃은 앨우드의 이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의도했든 안 했든 결국 불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었다”며 “조카가 투옥되는 걸 봐야겠다. 우선 소년원에 가야 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교도소에 갇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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