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미국프로농구(NBA) 개막전에서 홍콩 시위 지지 문구가 담긴 셔츠를 급작스럽게 공개한 소년. 로드 브레슬라우 트위터 캡처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9-2020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는 방송사 카메라를 깜짝 놀라게 한 소년이 화제였다.

사건이 벌어진 건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의 경기 중 관람객들이 춤을 추는 댄스캠 시간 때였다. 한 소년이 춤을 추는 장면에 이어 또 다른 소년이 농구공이 그려진 붉은 셔츠를 흔들며 카메라의 시선을 끌었다.

이 소년은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오른손에 들고 있던 보라색 셔츠를 내밀었다. 셔츠에는 ‘자유를 위한 투쟁. 홍콩과 함께 하겠습니다(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지난 4일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로 그 문구다.



흥미로운 건 소년이 셔츠를 흔들자마자 카메라가 보인 반응이었다. 카메라는 당황한 듯 이리저리 흔들리다 하늘쪽을 향해 렌즈가 돌아가버렸다. 카메라맨의 긴급한 행동은 최근 NBA를 둘러싼 중국 팬들의 보이콧 논란을 의식한 행동으로 추측된다.

모레이 단장이 올린 홍콩 지지글은 중국의 분노를 불러왔다. NBA구단을 후원하던 중국 기업들이 절연을 선언하고, 중국 팬들 사이에서도 보이콧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모레이 단장과 NBA 모두 사과의 뜻을 밝혀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에서 “차이나머니에 굴복했다”는 비난이 쏟아져 NBA는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NBA 중계 도중 또 홍콩과 관련한 문구가 등장하자 카메라가 논란이 될만한 장면을 피한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이날 소년의 행동에 대해 “셔츠로부터 카메라를 돌렸음에도 홍콩 지지를 담은 소년의 메시지를 피할 순 없었다”고 보도했다.

김영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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