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 이용) 등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후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4일 구속은 지난 8월 2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가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가족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등을 일제히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지 58일 만이다.

정 교수는 전날인 23일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가족에 대한 학살’이라는 주장까지 펼쳤지만 구속을 면하지 못했다. 영장전담재판부가 정 교수의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인정하면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 교수 측이 한결같이 강조해온 ‘건강 문제’도 결국 변수가 되지 못했다.

검찰 수사는 정 교수의 배우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할 전망이다.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힌 정 교수의 혐의 11개 가운데에는 조 전 장관과 결부된 것이 적어도 4개였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자윤리법위반 혐의 등은 ‘다툼의 여지’를 고려해 애초 영장 청구서에 담지도 않았었다”고 했다. 결국 조 전 장관이 검찰청에 나와 답변해야 할 부분이 다수라는 얘기다.

정 교수가 검찰 수사를 전후해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 애쓴 일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결정을 낳았고, 법원도 검찰의 판단에 동의했다. 검찰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수사 착수를 전후해 정 교수의 여러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법원도 “수사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적시했다.

정 교수 부부 의혹의 시작은 재산 총액을 뛰어넘는 ‘가족 사모펀드’였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자료로 공개된 재산 내역 속에서 정 교수와 두 자녀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사모펀드에 74억5500만원을 출자 약정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의아한 투자였지만 조 전 장관 측은 “주식은 안 되지만 펀드는 된다”는 입장으로 대응했다. 펀드가 손실을 봤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검찰 수사 착수 이후 이 사모펀드의 실질 대표는 주식 전문가로 활동해온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로 드러났다. 도피성 출국을 했던 조씨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 교수와의 금전 거래가 포착된 것은 검찰 수사의 큰 전환점이었다. 조씨는 코링크PE의 설립 자본금 일부가 정 교수로부터 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정 교수 구속영장 청구서에 11개 혐의를 적시하면서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혐의를 포함시켰다. 이는 지난 3일 구속 기소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씨의 공소장에는 없는 혐의다. 검찰은 정 교수가 주가조작에 관여해 수익을 내고, 이를 감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의 정 교수 남동생 자택 압수수색 때 12만주의 WFM 실물주권이 발견된 것은 결정적이었다. 이 주식의 실제 보유자는 정 교수인 것으로 조사됐고, 이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이어졌다. 검찰은 차명으로 보관된 정 교수의 주식이 결국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범죄수익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주식이 조 전 장관의 공직자재산으로 신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은 국민적 공분으로 비화한 자녀 입시비리 문제에도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 8월 ‘제1저자 의학논문’이 폭로된 직후 조 전 장관은 “딸의 부정입학 의혹은 ‘가짜뉴스’”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이후 드러난 것은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실이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표창장의 존재 자체를 허위라고 진술한 가운데 정 교수는 끝내 검찰에 원본을 제출하지 못했다. 정 교수 딸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보직해임됐다. 그는 정 교수의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검찰은 “입시제도와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경원 허경구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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