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캡처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폭행사건’ 가해자들이 ‘처벌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 폭행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23일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주장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맞을 짓’을 했다고 인식했고, 이를 처단하는 과정을 증거로 남기려 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가해자인 아이들은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해 아이들은 피해자가 도발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들은 (피해자를) 처벌하고, 처단해야 하는 것”이라며 “처벌, 처단의 광경이기 때문에 증거를 남겨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의미에서 완전히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고, 증거를 남김으로 인해서 다시는 대들지 말라는 협박의 수단으로도 사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유포하는 것은 본인들 입장에서 이 순간이 굉장히 재미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아이들은 그런 영상을 찾아본다. 즉, 본인들이 유포하면 그것을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어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아이들이 처음에는 제한된 집단에 유포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면 우리는 상식적으로 그게 계속 퍼져나가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얘네들은 생각이 그렇게 오래가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가해자들은 폭행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사건 당일 지인들이 볼 수 있는 SNS에 올렸다. “맞는 거 볼 사람”이라는 문구도 적었다. 이후 이 영상은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에 공유되며 논란이 됐다.

최 원장은 가해자가 영상을 유포하는 것이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 ‘말 안 들으면 퍼트릴 거야’라고 해놓고 실제로 하지 않으면 다음에 폭력이 먹히지 않기 때문에 본인 말을 실현하기 위해 유포하는 게 있다”며 “또, 누군가 영상을 보고 좋아하면 자기가 더 인기를 얻는다고 생각해서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영상을 유포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익산에 거주하는 A양(17) 등 10대 2명은 지난 9일 정오쯤 모현동의 한 건물 인근에서 B양(16)의 머리채를 잡고 뺨과 이마 등을 수차례 때린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B양이 말을 듣지 않고 연락을 피한다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들은 모두 고등학교를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이었다.

A양 등은 B양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폭행 장면이 담긴 1분30초 가량의 영상을 촬영했다. SNS를 통해 확산된 영상에는 피해 학생이 “잘못했어요”라며 울먹이는데도, “소리지르지 마” “조용히 해”라며 폭행하는 가해자들의 음성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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