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 교수 “2020년 소비 시장 뒤흔들 ‘오팔 세대’에 주목하라”

‘트렌드 코리아 2020’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열어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팔 세대’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오팔 세대는 ‘5060 세대’를 가리키면서 베이비붐 세대를 대표하는 ‘58년 개띠’의 ‘58’을 의미한다.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기도 하다. 이미 오팔 세대는 시장의 큰손이면서 콘텐츠 시장까지 쥐락펴락하고 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중장년층 향수를 자극하면서 성공을 거뒀고, 오팔 세대를 공략한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은 18%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난도(56) 서울대 교수는 바로 이 오팔 세대가 내년 한국의 소비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5060 세대는 다채로운 색채를 띤 보석 ‘오팔’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가령 지금의 50대는 과거와 완전히 달라요. 굉장히 ‘젊게’ 소비하고 있어요.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SNS 활동도 즐깁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사람도 많아요. 내년에는 이들 고령 소비자의 역할이 시장에서 더욱 커질 겁니다. 50대 이상의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어요.”

간담회는 ‘트렌드 코리아 2020’(미래의창)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김 교수가 주도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08년부터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새해 한국 사회를 뒤흔들 트렌드를 키워드를 통해 내다본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이 시리즈는 과거 ‘가성비’ ‘워라밸’ ‘소확행’ ‘욜로’ ‘뉴트로’ 같은 키워드를 유행시키며 새해 인기를 끌 현상을 예측해 화제가 됐었다. 해마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트렌드 코리아 2020’에는 오팔 세대 외에도 다양한 키워드가 등장한다. 가장 먼저 제시된 용어는 ‘멀티 페르소나’. 김 교수는 “요즘 젊은이들의 경우 직장에 있을 때와 퇴근 이후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며 “다중적인 정체성을 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NS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은 정치적 견해를 적는 곳, 인스타그램은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이런 변화를 빨리 감지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어제보다 나은 나’를 지향하는 ‘업글인간’, 공정성에 관심을 두는 ‘페어 플레이어’,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편리함을 중시하는 ‘편리미엄’ 같은 키워드도 제시했다.

책의 도입부에는 170년 넘는 역사를 자랑했지만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해 최근 파산한 영국 여행사 ‘토머스 쿡’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김 교수는 “(이 회사의 파산은) 여행 산업이 사양길에 들어섰기 때문이 아니었다. 문제는 여행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적었다.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적인 회사도 가차 없다. …그냥 부지런해서는 안 된다. 트렌드 변화에 맞춰 스스로를 부지런히 바꿔나가야 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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