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을 주재하고 내놓은 정시 확대 방안의 핵심 메시지는 ‘서울 주요 대학’을 타깃으로 삼겠다는 내용이다. 다른 핵심 쟁점인 정시 비율 상향 폭, 적용 시점은 대학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다음 달 발표하겠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서울 주요 대학의 적정 정시 비율을 40~45%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단서는 여럿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입시 영향력이 크고 경쟁이 몰려있는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그 신뢰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며 “서울의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수·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 해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정시 비중 확대” 대상을 서울 주요 대학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교육부는 대학 15곳 안팎을 정시 확대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달부터 학종 비율이 높거나 특목·자사고 출신이 많은 대학 13곳을 추려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건국대 광운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항공대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가 대상이다. 이들 대학에 학생·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대학 몇 곳을 추가해 정시 확대 대상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정시 비율 상향 폭이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부터 대학들에 정시로 30% 이상 뽑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공론화를 통해 만들어진 이른바 ‘30%룰’이다. 교육부는 ‘30%’란 숫자에 방점을 찍고 대학들에 30%만 뽑아도 된다고 권고해왔다. 그러나 정시 확대 대상으로 지목된 서울 주요 대학들은 30%가 아닌 ‘이상’에 방점이 찍히게 됐다. 정시 비중 하한선인 30% 수준으로는 정부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타깃이 된 대학들은 얼마나 정시 비율을 올려야 할까.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교육부 관료들은 문 대통령의 정시 비중 확대 주문 이후 부쩍 지난해 대입 공론화 과정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도 “비율 (상향) 폭은 2018년 대입 공론화 과정에서 이미 합의했던 내용과 현장의견을 청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당시 공론화 과정에서 도출된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 490명이 참여한 공론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안은 ‘정시 45% 이상’이었다. 공론조사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시민참여단이 가장 적절하다고 본 정시 비중은 39.6%였다. 교육계 일각에선 정부가 이 공론조사를 근거로 40~45% 수준을 서울 주요 대학들에 권고할 것으로 내다본다. 대학들은 이미 현재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정시 30%를 설정해 놨으니 10~15% 포인트를 더 높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만약 45% 수준으로 설정된다면 수시 이월 인원까지 포함해 실질 정시 비율은 50%에 육박하게 된다.

진보 교육계 반발이 관건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정시 확대에 강력 반대한다. 협의회 차원의 자체 안을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감협의회는 정시 확대와 ‘상극’인 수능 전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초·중등 교육을 관장하는 교육감들이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여당과 충돌하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의 정시 확대 주문이 ‘찻잔 속 태풍’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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