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일관계의 인식과 이해를 넓히겠다며 ‘한일 특파원의 대화’를 방송했는데 일본의 주장과 시각이 지나치게 강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일부 분노한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폐지운동은 물론 시청료 거부운동까지 벌여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KBS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논란은 지난 25일 ‘한일관계, 인식과 이해 2부작 - 2편 한일 특파원의 대화’이 방영되면서 시작됐다.

시사직격은 한일관계를 더욱 깊이 이야기해보겠다며 일본 신오쿠보 한 술집에서 한일 특파원들이 술을 마시며 대화하는 내용을 촬영해 방영했다.

KBS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자리에는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한 한국기자들(선우정 조선일보 부국장 겸 사회부장, 길윤형 한겨레신문 국제뉴스팀)과 한국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한 일본 기자들(나카노 아키라 아사히신문 논설위원,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 등과 참석했다.

구보타 위원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일본의 혐한 분위기는 사상 최악”이라면서 “전 국민적으로 분위기가 최악이다. 아마 한국을 옹호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구보타 위원은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이유를 한국에서 찾았다. 그는 “혐한이 있어서 반일이 나오는 게 아니다. 한국의 반일이 나오니까 일본이 혐한으로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70, 80대 선배 중에는 한국의 민주화와 근대화를 지지하는 애한파(愛韓派)가 많았는데 이제는 오히려 한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고 거론했다. 그는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씨의 역사관 때문”이라면서 “문 정권은 친일의 뿌리를 가진 박근혜가 해온 일을 외교적 실패로 규정하고 그걸 무너뜨리고 바로잡으려고 한다. 반일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신념은 바뀔 리가 없다. 그런 신념이 있는 한 한일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KBS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조선일보 선우 부장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그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받은 돈으로 경제성장을 이뤘으니 이 돈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자고 제안했다.

선우 부장은 “우리가 받은 돈이 과거사에 대한 배상이 아니라면 이 돈은 뭔가. 이 돈으로 포스코와 경부고속도로 소양감댐을 지으면서 경제발전에 중요한 종잣돈으로 썼다”면서 “우리의 조상의 고난이 헛되지 않았어라고 믿고 우리 산업사회의 정당성을 위해서라도 ‘조상의 핏값’으로 인정했으면 좋겠다. 이걸(경제성장으로 이룬 부를) 두세 배 피해자분들에게 주면 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방송 말미에 ‘미워도 다시 한번!’을 건배사로 외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KBS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방송이 나가자 시사직격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비난 의견이 빗발쳤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에서 술자리로 일본 극우 성향 매체 기자를 부르고 그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방송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이냐는 비판이 많았다.

실명으로 운영되는 게시판에는 방송 이후 27일 오전 11시까지 120여 건의 비판글이 이어졌다. 최종욱씨는 “일본에서는 매일 말도 안 되는 혐한 방송이 쏟아지는데 방송 정말 이따위로 하시렵니까”라면서 “남의 소중한 수신료를 가지고 일본에 가서 이런 수준 낮은 방송이나 찍고 싶었나요?”라고 지적했다.

KBS ‘시사직격’ 게시판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방송에 대한 비난 의견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한국 탓하는 일본 패널이나 모시고 방송을 하다니. 수신료 폐지운동을 벌이자”라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시사직격은 KBS 정통의 탐사 프로그램인 ‘추적 60분’과 다큐 프로그램 ‘KBS 스폐셜’이 폐지되고 통합돼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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