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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삶을 변화시킨다, 매일 읽으라” 美, 휘튼대 라이큰 총장


필립 라이큰(53) 미국 휘튼대 총장이 TGC코리아 설립 1주년 콘퍼런스 주강사로 방한했다. 그동안 강의와 설교를 위해 수차례 내한했던 그는 이번이 5번째 한국 방문이다. 그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교회와 더 긴밀히 관계를 맺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휘튼대는 복음주의 계열의 명문 대학으로 1860년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복음주의 성향의 웨슬리안 감리교 목회자들이 창립했다. 라이큰 총장에 따르면 현재 휘튼대 학생들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모였으며 해마다 600여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 중엔 한국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큰 총장은 휘튼대(영문학, 철학)와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M.Div.),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교회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제10장로교회에서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 목사의 뒤를 이어 담임 목회자로 섬겼다. 휘튼대 총장으로는 2010년 9월 취임했다.

그는 ‘청교도 이 세상의 성자들’의 저자 리랜드 라이큰의 아들로서, 부친의 영문학적 감성과 청교도 영성을 이어받았으며, 제임스 보이스 목사의 진리에 기반한 사역 정신을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경적 진리의 토대 위에 어떻게 하면 현대 문화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달할 것인가에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활발한 강의와 다양한 저술 활동을 통해 그 영향력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개혁주의 핵심’ ‘사랑한다면 예수님처럼’ 등 30여권의 책을 집필했다.

필립 라이큰 미국 휘튼대 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TGC코리아 제공

-TGC코리아 설립 이후 첫 번째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주제는 ‘성경의 권위와 신뢰성’이다. 왜 이 주제가 중요한가.
“성경은 기독교 신자의 삶과 신학의 권위의 원천이자 토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의견이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떻게 하나님을 믿고 무엇에 신앙의 근거를 두어야 하는지 정확한 권위를 두지 않으면 방황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저는 제 삶 가운데 임한 하나님 말씀의 능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 말씀의 능력은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영적 기근 속에 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갈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성경은 이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며 모든 사람의 삶과 관련성이 있다.”

-총장님이 경험한 하나님 말씀의 능력은 무엇인가.
“저는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고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성경 이야기를 읽어주셨다. 저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나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죄인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고, 성경 말씀을 통해 예수님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게 됐다. 또 살면서 많은 실망을 경험할 때, 그리고 삶의 지혜와 안내를 필요로 했을 때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빛이었다. 성경은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도록 도왔다.”


-총장님은 휘튼대에 오기 전까지 제10장로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했다. 수많은 성경공부 교재와 참고서, 세미나가 우리 주변에 풍성하지만 여전히 신자들은 성경을 잘 모르고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목회자 입장에서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성경 읽는 법을 조언한다면? 혹시 총장님만의 팁이 있는가.
“제10장로교회 설교 강단에는 19세기에 제작된 크고 오래된 성경책이 있다. 그 교회에는 도널드 그레이 반하우스(1895~1960)라는 목사님이 계셨다. 그는 주일이면 그 오래된 성경에 위에 자신의 설교노트를 놓고 설교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강단에 펼쳐진 성경은 하나님의 심판 메시지가 있는 장이었다. 어느 날 그는 말씀을 전하는 자신을 격려하는 내용을 찾으려고 그 성경책의 이사야 55장 말씀을 펼쳤다. 내용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목마른 자들은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그리고 비와 눈이 하늘로부터 내려서 소출이 나게 하며 싹이 나게 하여 파종하는 자에게 종자와 양식을 주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도 이와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목사님이 그 페이지를 열어놓고 보니 유독 그 장만 누렇게 닳아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하우스 목사님 이전의 담임목사들도 이사야 55장을 자주 펴고 봤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그후 반하우스 목사님은 청중들에게 그 얘기를 해주면서 우리 모두 이렇게 말씀 앞에 서 있다고 설교했다는 일화가 있다.
성경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일정 부분 규칙적으로 읽는 것이다. 한 장이든 10장이든 상관없다. 매일 읽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저는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을 좋아한다. 성경을 통째로 읽었으면 또 다른 번역 성경을 통째로 읽는다. 내 아내는 운동할 때 오디오성경으로 듣는다. 내 친구 중엔 자신은 단순한 방법을 원한다면서 성경과 북마크를 항상 갖고 다닌다. 그래서 1월 1일은 창세기 1장, 그 다음 날은 2장 식으로 북마크를 꼽아놓아 성경읽기의 변화를 확인한다. 그는 12월 31일엔 요한계시록 마지막장에 있게 되길 바란다. 성경을 읽는 데는 이처럼 많은 방법이 있다.”

- 올해는 종교개혁 502주년이다. 개혁주의 또는 복음주의 기독교는 초대교회나 종교개혁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오늘 미국이나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초대교회 정신, 종교개혁 정신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 상실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나는 교회 역사가이기에 과거를 살피기를 좋아한다. 특별히 과거에 있었던 어떤 일화를 통해 현재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과거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오늘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돌아보고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오늘날 교회를 볼 때 우리를 격려하는 일이 많다. 그렇지만 동시에 잃어버리는 것도 많다. 미국교회의 경우 예배에서 중요하게 놓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적 임재이다. 예배의 회중이 다른 예배자와의 수평적 관계에 집중한 나머지, 수직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을 상실하고 있다.
기독교 대학 총장으로서 학생들을 보면 성경 문맹이 많다는 것이다. 매년 휘튼대에는 수백명의 신입생이 들어오는데 어떤 학생은 잘 준비돼있다. 그들은 집에 있을 때도 성경을 읽도록 훈련받았고 교회에서도 좋은 성경공부를 했고, 학교에서도 신학적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은 그렇게 준비되지 않았다. 성경의 많은 부분을 전혀 읽어본 적이 없고, 성경적 용어와 신학 용어를 잘 모른다. 물론 어떤 이들은 주님을 향한 강력한 마음이 있다. 그런데 마음은 열정적인데 그들의 생각은 신학적으로, 지성적으로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부분은 교회 간 연합과 화해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특별히 인종적이고 민족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을 연합시키는 성령의 사역을 미국교회가 놓치고 있다. 또 전도에 대한 강력한 헌신도 약해졌다. 미국의 크리스천 젊은이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매우 헌신적이다. 그들은 성노예 매매를 근절하고 가난한 사람를 돕는 일은 열심이다. 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의 믿음을 증언하는 일은 현저히 약해진 측면이 있다.”

-복음주의의 특징으로 성경주의, 회심주의, 십자가중심주의, 그리고 행동주의(사회참여)라고 알려져 있다. 한국의 경우 행함 또는 사회적 참여가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제가 생각하기엔 미국 복음주의 교회에는 성경주의와 회심주의 십자가중심주의와 마찬가지로 행동주의 역시 명백하게 강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수많은 복음주의자들과 단체들이 가난한 삶을 돕고 성매매를 근절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좋은 대학을 설립해 교육운동을 펼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휘튼대 사례를 보자. 우리 대학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이면 기차를 타고 시카고 다운타운에 가서 복음을 전한다. 그리고 매년 수백명의 학생들이 해외로 미션트립을 떠난다. IJM(국제정의선교회)에도 참여한다. IJM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성매매 근절 단체이다. 또 사마리탄퍼스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우리 대학에서는 ‘인류 재난 연구소’(Humanitarian Disaster Institute)를 세웠다. 연구소를 통해 인류가 겪는 재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훈련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 안에 복음주의의 행동주의 전통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추가하여 최근 기독교 매체 보도에는 디즈니월드에서 교회를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디즈니월드에서 일하는 직원 7만명을 위한 전용 교회다.
그런데 미국 복음주의의 가장 큰 도전과 유혹은 회심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회심주의에 힘을 쏟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다.”

-총장님은 ACE(the Alliance of Confessing Evangelicals)와 TGC(the Gospel Coalition)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ACE는 TGC와 어떻게 다른가.
“TGC는 더 큰 단체이고 미디어를 통해 일하는 단체이다. TGC는 자체 복음주의 신앙고백이 있다. 이는 강력한 신앙적 진술이다. ACE는 TGC보다는 작은 단체이지만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종교개혁 신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 기초를 둔다. TGC는 보다 폭넓게 신자들을 연합시키는 기관이다. ACE는 미국에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강력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왜 이런 모임과 단체들이 시작됐는가.
“TGC나 ACE의 리더들은 교회가 더 강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교회를 더 강력하게 하기 위해 다른 배경을 가진 교회들이 서로 연합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TGC는 DA카슨과 팀 켈러의 긴밀한 교제에서 출발했다. 신학자와 목회자의 만남이었다. 문화를 잘 이해하는 팀 켈러와 신약을 제대로 이해하는 DA 카슨이 만났다. 또 두 사람은 많은 목회자로부터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신학자나 목회자들과 연결됐다. ACE도 비슷하게 RC 스프롤과 몽고메리 보이스 목사와의 만남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엔 역설이 있다. 교회를 더 강하게 만들기 원했던 지도자들이 파라처치(선교단체)를 시작한 것이다. 교회 역사를 보면 성령은 교회를 모이게 하신다. 나는 그게 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령은 교단에 제한되어 있지는 않으신다. 그래서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는 언제나 교파를 뛰어넘는 연합이 있다. 이는 건강한 측면이기도 하다. 만약 사람이 육체적으로 병이 들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만약 혼자 있다면 질병이 왔을 때 취약해질 것이다. 그러나 서로 함께 있다면 병을 더 쉽게 대항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교회나 개인이 신앙적으로 고립돼 있다면 신학적으로 균형을 갖추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신학을 가질 수 있다. 다양한 신학적 교류가 일어날 때 전체 교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총장님이 정의하는 복음주의는 무엇인가.
“복음주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말과 행동에 있어서 헌신돼있다는 의미이다. 나에게 복음주의자라는 말은 하나의 별명과 같다. 물론 다른 용어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그리스도인이 순전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주(Lord)와 구세주(Savior)로 고백하는 경험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 복음을 다른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겨나게 한다면, 그리고 삶 전체를 통해 복음을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그 사람은 복음주의자이다. 미국에서 복음주의란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후기 감리교와 후기 청교도시대였다. 그런데 복음주의란 말은 미국뿐 아니라 세상 다른 곳에서도 출현했었다. 500년 전 루터시대에도 이 용어가 생겨났다.”

-많은 한국교회 신자들은 미국 복음주의교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알고 있다. ACE나 TGC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가.
“TGC는 일단 정치적으로는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중립적인 단체이다. 그런데 그것은 공식적으로도 비공식적으로도 사실이다. 만약 TGC 웹사이트에 들어가 모든 글을 본다면 많은 이슈들이 미국의 보수주의와 연결돼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종교적 자유에 대한 글이나 낙태 반대, 동성애 이슈 등이 있다. 그런데 또 다른 글에서는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내용도 많다. 창조질서 보존이라든가 인종간 화해, 가난한 이들은 돌보는 것 등이 될 것이다. 그래서 TGC가 성경적으로 균형 잡힌 기독교 단체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은 다른 말로 TGC는 정치적으로 좌우 양쪽의 비판을 받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드러난 사실이다. 그 전까지 TGC는 좌파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적 우파로부터도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제가 생각할 때 교회는 좀더 정확한 자료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미국에서 본인을 복음주의자라고 밝힌 기독교인 가운데는 한 달에 한 번도 교회를 가지 않는 비율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를 했던 복음주의자 중 많은 이들이 교회를 잘 안 다닌다. 둘째 이유는 복음주의자 중 상당수는 트럼프를 지지해서 투표했다기보다는 힐러리 클린턴을 반대해 트럼프에게 투표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미국 교계 지도자들 때문에 복음을 전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지난 대선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마땅한 지도자를 가져야 한다.”

-미국 복음주의 안에서는 여전히 여성 목사 안수나 여성의 가르치는 사역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미국의 복음주의권 교회는 남성 목회자들에 의해 목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의 신념에 의한 목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미국장로교(PCA) 목사로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에 대해 하나님 노릇을 하면서 판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는 여성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휘튼대 총장으로서 바라는 것은 재능 있는 젊은이들을 교육시키는 장소로서 최고의 학교가 휘튼대라는 말을 듣고 싶다. 실제로 휘튼대는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온 학생들이 모여 있다. 글로벌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하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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