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신이 근무하던 모텔에서 손님을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한 이른바 ‘한강 훼손 시신 사건’의 피고인인 장대호가 취재진의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장대호는 마치 포토라인에 선 듯한 모습을 보여 대중들을 경악시켰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엔 장대호가 탄 호송차가 5일 오전 9시40분쯤 도착했다. 호송차가 멈추자 삭발을 한 장대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의를 입은 장대호는 양손이 포승줄에 묶여 있었다. 장대호는 카메라를 찾더니 웃으며 두 차례나 왼손을 흔들었다.

이같은 장면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자 대중들은 경악했다. 무기징역 선고에 형량이 낮다며 울분을 터트린 유족의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는 점에서 대중들은 더욱 공분했다. 특히 숨진 피해자에게 임신 중인 배우자와 5살짜리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장대호에 대한 분노가 가중됐다.

법정에서도 장대호는 고개를 뻣뻣이 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고양지원 501호에서 열린 장대호의 선고 공판은 방척객들로 가득찼다. 오전 10시 법정에 입장한 재판부는 공판을 시작했고 19분 후에 삭발한 채 수의를 입은 장대호가 법정에 들어섰다. 피고인석에 선 장대호는 방청객석을 발라보며 상황을 살폈다. 재판관이 신상을 확인한 뒤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물론 사법부까지 조롱하는 듯한 피고인의 태도를 종합하면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우리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합당한 처벌이라 판단한다”며 무기징역을 언도했다. “피고인은 이미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한계를 벗어났기 때문에 추후 그 어떠한 진심 어린 참회가 있더라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한 재판부는 “가석방이 결코 허용될 수 없는 무기징역형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자수했으니 형을 감경해 달라는 장대호 측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자수한 범인은 임의로 형을 감경할 수 있을 뿐이지, 꼭 형을 감경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체 일부가 발견돼 수사기관의 포위망이 좁혀져 금방 잡히겠다는 생각이 들자 경찰에 자수한 것은 법정형을 감경할 만한 자수라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고가 끝나자 방청객석에 있던 피해자 유족들은 “내 아들 살려내라, 무기징역은 인정 못 한다”며 오열했다. 이를 본 장대호는 방청객석을 섬뜩한 눈빛으로 바라본 뒤 한숨을 쉬었다. 재판이 끝난 뒤 장대호는 담담한 표정으로 호송차에 올랐지만 피해자의 어머니는 오열하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기도 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항소할 거다. 너무 억울하다”며 “어떻게 사람을 두 번, 세 번씩 죽여도 이렇게 무기징역으로 나오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검찰은 형량이 낮다는 유가족 의견을 반영해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 장대호는 지난 8월 8일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32)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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