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펜션의 주인 아들이 “고유정이 ‘주인이 정말로 펜션에 와보지 않냐’고 수차례 물었다”고 밝혔다.

펜션 주인 아들 A씨는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고유정이 예약 전화를 할 때 아버지한테 ‘주인이 정말로 펜션에 와보지 않냐’고 몇 차례 확인했다. 주인과 마주치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광고가 이미 여러 번 돼 있는데도 묻더라”며 “저희가 경찰에게 (살인사건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바로 그 통화를 떠올렸고 ‘그 사람인 것 같다’고 특정할만큼 특이한 통화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실하는 날에도 시간이 다됐는데 퇴실을 안해서 아버지가 낮 12시가 다 돼서 펜션으로 갔고 퇴실하는 고유정과 마침 마주쳤다. 퇴실 당시 고유정이 큰 짐 여러 개를 혼자 나르고 있어서 아버지가 도우려고 했다”며 “그런데 고유정이 ‘제가 좀 예민하니까 만지지 말라고, 짐에 손 안 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도 말했다.

검찰이 최근 공개한 고유정과 펜션 주인인 아버지와의 통화 전후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저희는 무인 펜션이다. 손님이 오셔서 입실하려고 전화를 주시면 출입문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드리고 안내하는 방식이다”라며 “그런데 고유정은 입실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이어 “전화를 몇 차례 했는데 계속 받지 않았다. 그런데 고유정이 전화를 밤 9시쯤 처음 받았다”라며 “고유정이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잠깐 무언가 하고 있으니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하고 끊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직후 시각을 밤 9시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화가 안 와서 아버지가 밤 10시쯤 전화를 한 번 더 했다. 그때 고유정 아들이 전화를 받았다. 고유정은 전화를 넘겨받았고 저희가 안내를 쭉 해드렸다”며 “그날은 특이한 점이 하나도 없었다. 아버지께서도 고유정의 목소리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A씨는 “펜션 주인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임의로 훼손했다”는 일각의 의혹도 반박했다. 그는 “고유정이 청소를 하고 갔다. 별다른 특이점이 없어서 손님을 받아도 될 정도로 깨끗한 상태였다”며 “또 사건이 문제가 된 후에 임의대로 청소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청소해도 된다’는 경찰의 통제를 받고 청소했다”고 했다.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기소)이 30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A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가족이 겪고 있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기자들한테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아버지가 석 달 사이 전화번호를 두 번이나 바꿨다”며 “제가 한 기자한테 ‘저희가 피해자라는 생각을 안 해보셨죠’라고 물어보니 그 기자가 ‘그런 생각 못 해봤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A씨는 또 “사건 이후 TV만 틀면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그때 기억들을 계속 복기시켜주더라. 결국에 (부모님은) 심리 치료를 하러 다니셨다”며 “마을 주민들께도 매우 큰 피해를 드려서 오가는 중에 마주치는 것도 굉장히 부담스럽다. 부모님께서 마음의 병을 얻지 않으실까 걱정돼서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폐업 신고를 했다. 사건이 이렇게 되는 바람에 부동산 매매가 어려운 상태가 됐다. 가끔 가서 관리나 좀 한다”며 “펜션이 경제적으로 유일한 수입처였는데 경제 활동이 중지돼버렸고 은퇴 자금은 부동산에 다 묶이게 됐다. 굉장히 어렵다”고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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