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9월 기준 245만명에 달하면서 그에 비례해 외국인 치안수요도 늘고 있다. 경찰이 치안수요를 위해 따로 설정하는 ‘외사안전구역’도 해를 지나면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범죄발생률이 인구 수준과 비교해 오히려 낮은 수준인 점을 지적해 외국인 혐오 확산을 경계하면서, 사회적 차별로 벌어지거나 특정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양상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사회 전체적인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경찰청이 외사 치안수요가 높은 곳에 지정하는 ‘외사안전구역’을 8일부터 전국 22개소로 2곳 늘려 관리한다고 밝혔다. 외사안전구역은 2013년까지만 해도 전국 7개소에 불과했지만 2015년 15개소로 급증한 데 이어 2017년 17개소, 2018년 19개소로 거의 매년 확대되어 왔다. 경찰 관계자는 “관내 체류 외국인이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1년 동안 외국인 피의자가 전국 평균 2배 이상인 곳, 외국인이 자주 출입하는 유흥가나 상권이 형성된 곳 등 일반적으로 3가지 기준을 적용해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이곳 관할서는 외사치안협력위를 신설하고 외사범죄정보관을 우선적으로 배치한다. 특별치안활동도 전개한다.

인구 증가로 외국인 치안수요 자체는 자연스레 늘고 있지만 일반적 인식과 달리 외국인 범죄 건수는 최근 2년새 오히려 내리막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범죄 피의자 수는 2013년 2만6663명이던 게 2016년 4만3764명까지 늘었지만 2017년 3만6069명으로 17.6% 가까이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도 3만2313명으로 10.5% 줄었다. 같은 기간 체류 외국인 수가 205만명에서 237만명으로 늘어난 데 비하면 눈에 띄는 ‘역주행’을 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범죄가 올해 들어 다시 소폭 증가 추세라 약 3만5000명 정도로 늘 걸로 예상되지만 인구 증가폭에 비하면 오히려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외국인 범죄는 강력범죄와 폭력범죄의 비중이 일반 사회에서의 비중보다 높다는 게 특징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외국인 범죄 중 강간이나 강제추행, 살인 등 강력범죄의 비중은 2.9%로 사회 전체 범죄의 강력범죄 비중인 1.7%보다 1.5배 넘게 높았다. 폭행이나 상해 등 폭력범죄의 비중도 26.5%로 사회 전체 폭력범죄 비중인 22.1%보다 높은 편이었다. 초범인 경우의 비율이 62.5%로 일반의 22.5%보다 현저하게 높은 것도 특이한 점이다.

전문가들은 폭력범죄나 강력범죄가 유독 높은 외국인 범죄의 양상이 외국인을 둘러싼 환경이나 배타적 감정에 의해 초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강력이나 폭력범죄 등은 ‘표출적 범죄’에 해당한다. 갈등과 충돌이 빚어졌을 때나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했을 때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 국민정서가 외국인에 상당히 배타적이기 때문에 배척이나 차별 등이 사회적 증오에 의한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무시를 하거나 욕을 한다든지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차별에 대한 반발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 수가 늘고 체류 기간도 길어지면서 음주음전 등 교통범죄가 느는 등 범죄 양상이 내국인들과 비슷해지는 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같은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언론이 아무래도 외국인 범죄에 더 주목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빈곤이나 사회적 갈등으로 일어나는 모든 범죄를 경찰이 예방할 수는 없다”면서 “외국인 범죄 분류 자체가 낙인효과로 작용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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