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상호 부과해온 대규모 고율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이를 공식 발표한 반면, 미국은 공식 발표 없이 내부의 상반된 입장만 나오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7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이 무역 합의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무역협상 대표는 지난 2주간 양국의 핵심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했다”며 “합의 진전에 따라 (상호) 부과된 고율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무역전쟁은 관세 부과에서 시작됐으므로 무역전쟁 중단도 관세 철회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이어 “만약 미·중이 1단계 합의를 달성한다면 동시에 같은 비율로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며 “이는 합의 달성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관세를 철회할지는 1단계 합의 내용에 따라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지만 공식 문서에 서명하진 못했다. 또 추가 관세만 유예했고, 기존 관세 부분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

양국의 ‘관세철회’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로 미국 증시는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주식시장이 오늘 크게 오르고 있다”며 “새로운 기록. 즐겨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공식발표가 없는데다 내부에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면서 다시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폭스뉴스에 “현재 1차 무역협상안에 기존의 관세를 철폐한다는 어떤 합의도 없다”며 “중국은 이러한 정보로 선전전을 펼쳐 미국을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트럼프 대통령뿐”이라고 덧붙였다. 나바로 국장은 미국이 1600억달러(184조8160억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1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키로 한 12월15일이 다가오면서 중국이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반면 블룸버그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차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합의안에는 기존 관세 철폐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 백악관 내부에서 격렬한 반대가 있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접촉한 미국 당국자 중 1명은 중국 측 발표 내용에 동의했지만 다른 2명은 공식 합의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