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가 에이스 ‘기인’ 김기인을 붙잡았다. 지난 7일 그와 3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김기인’ 이름 석 자를 팀 프렌차이즈 스타로 각인하는 데 성공했다.

아프리카와 김기인의 재계약 소식은 본격적인 스토브 리그를 앞둔 업계의 최고 화두로 떠올랐다. 김기인은 올해 최고의 자유계약선수(FA) 매물로 여겨졌다. 특히 복수의 중국팀이 그를 탐냈던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A팀은 다수의 국내 관계자들 사이에서 ‘롤드컵에 나간 그 팀’이 아닌 ‘기인 노리는 그 팀’으로 불렸다. 그만큼 A팀이 노골적으로 김기인을 노린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김기인은 프로게임단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선수다. 넓은 챔피언 폭과 전술 수행 능력은 전 세계 탑라이너 중에서도 으뜸이다. 그 장점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임혜성 전 아프리카 코치는 지난해 김기인이 국가대표로 발탁됐을 때 “김기인은 공격적·수비적 챔피언을 모두 잘 다룬다. 정글러가 미드를 많이 봐줄 때도 제 몫을 할 수 있다. 또 어떨 때는 탑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가도 된다. 여러 전략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워크 에씩(work ethic·노동 윤리)도 좋은 점수를 받는다. 에버8 위너스 박현민 단장은 지난해 여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기인은 소위 말하는 ‘재능파’로 센스가 남달랐다”면서도 “노력도 굉장히 많이 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2013년, 2014년 옛날 경기까지 챙겨보더라”라고 김기인의 2017년 데뷔 시즌을 회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비슷한 얘기를 했다. 이 관계자는 “남들이 솔로 랭크 큐를 돌리며 남는 자투리 시간에 웹툰 볼 때 김기인은 옛날 경기를 하나라도 더 챙겨본다.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김기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올해 스프링 시즌 팀이 흔들리는 와중 홀로 고군분투하면서 김기인의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중국팀이 김기인을 얻기 위해 템퍼링을 시도한다는 낭설도 돌았다. 그러나 아프리카 강영훈 사무국장은 8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시즌 중에도 꾸준히 중국 팀들의 러브콜이 있었고, 한국까지 찾아왔던 팀도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재계약) 훼방이라고까지는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 국장은 이번 재계약 체결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김기인에 대한 믿음이 컸다”고 전했다. 이어 “김기인 또한 재계약 결정을 내리면서 그동안 자신이 쌓아 온 히스토리 등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최종 결정을 내린 듯하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기인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줬다고 공언했다. 강 국장은 “(계약조건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점은 양해 부탁드린다”면서도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한다면 가히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다. 아프리카 창단 이후 최고 연봉자인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강 국장은 또 “김기인은 시장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선수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도 탑 티어로 분류되는 것은 물론 해외, 특히 중국 시장에서 관심이 많았다”면서 “김기인에게 회사 차원의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아프리카의 프랜차이즈 스타, 간판 선수로 만들고자 하는 팀의 진정성이 계약을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는 김기인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기 전부터 그의 가치를 몹시 높게 봤던 팀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7시즌이 끝난 뒤 아프리카는 고작 20세트를 치른 신인을 얻기 위해 파격적인 이적료를 제시했다고 한다.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던 B팀은 입단 테스트를 제의했지만, 아프리카는 바로 정식 입단을 제시했다. 그렇게 지금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만들어졌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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