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 화면 캡처

세월호 참사 당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고(故) 임경빈 군이 헬기에 태우기는커녕 이준석 선장과 같은 배에 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응급환자인 임 군은 이 선정과 함께 배를 세 차례나 옮겨 타면서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를 2시간 넘게 걸렸다.

MBC 뉴스와 한겨레 등은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하며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지휘함이었던 3009함의 일지와 목포해경 상황실 관계자가 개별적으로 주고받은 ‘상황정보 문자시스템(이하 코스넷)’ 기록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월호 3층 갑판이 물 위로 나와 있던 오전 9시46분 침몰하는 배와 승객을 버리고 속옷 차림으로 이준석 선장이 탈출했다. 구조된 다른 사람들에 섞여 육지로 나온 이 선정을 해경이 찾아내 오후 5시43분 헬기 B515를 이용해 박모 경사 등 2명이 세월호 선장을 데리고 지휘함에 왔다. 이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임군이 해상에서 발견돼 3009함에 오른 직후다. 헬기를 기다리던 임 군은 누군가의 지시로 경비정인 P22로 옮겨진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살펴보면 응급구조사들이 임군의 심폐소생술을 하는 사이 “그 다음은 P정(경비정)이 올 것입니다. P정이 올 것입니다”라는 조타실의 안내가 들린다.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이 “P정으로 가구먼. 익수자는 P정으로 갑니다”라고 말한다.

오후 6시40분 P22정에 임군과 이 선장, 심폐소생술을 하던 김모 응급구조사와 박모 경사 등 6명이 탄다. 비슷한 시간대에 김석균 해경청장은 헬기를 타고 떠났다. 이후 임 군은 이 선장과 함께 오후 7시엔 해경 형사계 소속이 따로 쓰는 형사기동정이라 불리는 P112호로 옮겨탔다.

P112는 단속이나 점검보다 수사 목적, 형사들이 기동적인 목적으로 주어지는 배다. 이는 응급환자 보다 이 선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P112정이 3009함과 코스넷으로 시도한 일대일 대화엔 임군의 사망여부를 묻는 대목이 담겼다. 이날 오후 7시1분 P112정은 3009함에 “1구 인수받았는데 사망선고 여부 확인 바랍니다”라고 묻는다. 이는 응급구조사들이 계속 임군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망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질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009함은 “(임군을) 513함에 인계바랍니다. (임군을 구조한 1010함) 단정에서 인양한 사체를 바로 인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P112정의 항박일지엔 3009함의 이같은 답변이 있은 지 10여 분만인 이날 오후 7시15분에 “P22정으로부터 인수받은 환자 1명 심폐소생술 중단”이라고 적혀있다.

이 선장과 임군은 30분 뒤인 오후 7시30분에 P39로 다시 옮겨 탄 뒤 오후 8시50분쯤에 육지에 도착했다.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10시5분이다. 세월호 2기 특조위는 경기정으로도 30분이면 육지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세 차례나 배를 옮겨타며 2시간 넘게 걸린 이유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같은 날 JTBC 뉴스룸을 통해 공개된 임 군의 사망보고서엔 ‘익사 또는 저체온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적혀있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 다음 날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 작성한 것으로 여기엔 ‘사인과 연관 지을 만한 외상이 없었다’고 기록돼 있다.

사인이 저체온증일 경우 응급처치를 할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임군이 구명조끼를 입고 물 위에 떠 있었고 생존 가능성을 보이는 신호가 있었지만 해경 상황실은 임군을 ‘시신’이라고 언급하며 헬기에 태우지 않아 구조 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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