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라며 재판에 불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프 현장을 급습해 촬영한 서대문구의회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당시 상황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라면서 어떻게 골프를 치냐는 임 의원의 질문에 전 전 대통령은 명함 있냐고 반문했다.

임 부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전 전 대통령을 만났던 상황을 상세히 기록한 취재록과 전 씨 일행들과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임 부대표는 오전 9시23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출발해 오전 10시49분 강원도 홍천 모 골프&리조트에 진입했다. 10시53분에 클럽하우스에 하차했고 오전 11시 45분에 전 전 대통령을 포함해 라운딩 플레이어 총 4명 이상, 이순자 여사, 이모 골프&리조트 회장 등이 카트 2대를 통해 출발했다.

12시17분 2번 홀에서 전 전 대통령 일행과 만나 약 10분과 대화 및 촬영을 했다. 오후 2시쯤 전 전 대통령의 차량이 골프장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임 부대표는 2번홀 어프로치샷 준비 중인 전 전 대통령에게 접근했다.



관계자는 뭐 때문에 왔냐고 물었고 임 부대표는 정의당 부대표라고 소개했다. 관계자가 임 부대표를 골프채로 폭행하자 임 부대표는 “때리면 안 된다. 정의당 부대표이자 서대문구의회 의원이다”라며 제지했다. 임 대표는 또 전 전 대통령에게 “광주 5.18학살에 대해 아직도 책임이 없냐”고 물었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발뺌했고 임 부대표는 “상관이 없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관계자가 “기력이 없으시다”며 제지했다. 임 부대표는 “기력이 없는데 어떻게 골프를 치고 계시냐. 광주 5.18학살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고 다시 한번 물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광주학살에 대해 모른다”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냐” 등의 답변을 내놨다. 임 부대표는 또 “발포 명령 내리지 않았냐”고 지적했고 전 전 대통령은 “내가 이 사람아. 내가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해?”라며 맞받아쳤다.

“다시 실권자 아니었나”는 임 부대표의 지적에 전 전 대통령은 “너 군대 갔다 왔나?”고 반문했다. 임 부대표가 “예비역 병장이다. 25사단 출신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임 부대표는 “광주 학살 책임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고 재차 요구하면서 관계자들에게 때리지 말라고 항의했다. 이를 지켜보던 관계자 중 한 명은 광주에 가서 물어보라며 임 부대표를 골프채로 폭행했다.

전 전 대통령은 “뭐야? 자네가 뭐야?”라고 재차 물었고 임 부대표는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하며 공직자이니 함부로 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임 부대표는 1000억원이 넘는 추징금과 고액 세금은 언제 납부할 거냐고 물었고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임 부대표가 “알츠하이머라면서 어떻게 골프를 치냐” “나랑 이렇게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한데 어떻게 알츠하이머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정 전 대통령은 대뜸 “명함 있냐?”고 반문했다. 임 부대표는 명함을 건네며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했고 정 전 의원은 자신은 광주 시민 학살과 관계가 없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카트를 타고 출발한 전 전 대통을 향해 임 부대표는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은 사죄하라”고 외쳤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거짓말쟁이’ ‘사탄’이라고 비판하며 명예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알츠하이머 진단 등을 이유로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열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1020억 원에 이르는 추징금도 내지 않고 있다. 지방소득세와 양도세 등 30억 원이 넘는 세금도 납부하지 않아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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