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한국 민주주의 공동행동' 집회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거리를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6월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입구역 7번 출구 앞 광장에서 ‘한국-홍콩 민주주의 공동행동’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국가폭력에저항하는아시아공동행동, 국제민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국제연대위원회, 참여연대 등 한국 시민단체들이 처음으로 함께 참여했다. 국내 거주하는 홍콩 국적 시민들도 집회에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홍콩과 중국 정부에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을 즉각 중단하고,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설치, 11월 24일 구의회 선거 예정대로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한국 정부를 향해서 “홍콩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한국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이라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한국 정부는 민주주의를 향한 홍콩 시민의 외침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경찰 진압 중 건물에서 추락한 후 전날 숨진 홍콩과기대 학생 차우츠록(周梓樂·22)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홍콩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 얀 호 라이 부의장도 집회에 참석했다.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는 지난달 16일 길에서 괴한들에게 쇠망치 공격을 당한 바 있다.

얀 호 라이 홍콩 민간인권전선 부의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집회에서 홍콩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검은 옷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얀 호 라이 부의장은 “어제 과기대생 사망으로 인해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며 “그동안 시위를 거치며 자살이나 의문사는 많았지만, 사실상 직접 희생자가 처음으로 발생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시위 장면을 접한 분들은 우리가 격렬하고 폭력적이라고 느꼈을 수 있지만, 우리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민주적 직접선거”라고 강조했다.

마스크를 쓴 채 무대에 오른 한 재한 홍콩인은 “홍콩의 독립 뿐 아니라 홍콩의 미래를 위해 싸우려고 한다”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광복홍콩 시대혁명” “국가폭력 중단하라” “긴급법을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는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노란 헬멧’이나 ‘보안경’을 착용했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여 대항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홍콩 시위대가 폭력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이 시위를 중단하고 ‘하나의 중국’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두 집회 사이의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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