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현장 부근 한 주차장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쳤던 홍콩과기대 2학년 차우즈록이 지난 8일 오전(현지시간) 숨지면서 홍콩과기대 학생들이 졸업식을 중단하고 그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차우즈록은 지난 4일 새벽 홍콩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 부근의 주차장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병원 이송 후 두 차례 수술에도 끝내 숨졌다. AP/뉴시스

홍콩 시위에서 체포된 16세 소녀가 경찰서에서 경찰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해 임신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소녀는 최근 병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16세 소녀가 지난 9월27일 친완(荃灣) 경찰서에 구금된 기간 경찰관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10일 보도했다. 피해 소녀는 지난 8일(현지시간) 홍콩 퀸엘리자베스 병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한 변호인은 지난달 22일 이같이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변호인은 고소인이 지난 9월27일 친완 경찰서에서 4명의 경찰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고소인의 나이 등 인적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금까지 조사 내용은 고소인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다”며 “CCTV 영상에는 당일 고소인의 행적이 보이지 않고 고소인을 체포했다는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경찰서 내부 모습 등 역시 실제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혐의는 심각하다. 우리는 이번 사안을 지속해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퀸엘리자베스 병원 대변인은 “환자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 개별 사안에 대해 답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SCMP에 따르면 한 경찰관이 내과 병실 앞에 서 있는 사진이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온라인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사진과 함께 “체포된 16세 소녀가 퀸엘리자베스 병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았다”는 주장이 적혀 있었다. 이어 “이 사건은 병원에 있는 의료진들 사이에선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병원에선)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홍콩 시위현장 인근서 추락해 다쳤던 대학생 차우츠록(周梓樂)이 사망한 8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추락 장소인 정관오 지역의 주차장 건물에서 촛불을 밝히며 차우를 추모하고 있다. AP/뉴시스

홍콩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이 성희롱·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한 홍콩 명문대 여대생은 지난달 구치소에서 경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고발했다.

홍콩 중문대 학생인 소니아 응은 “지난 8월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시위 중 체포됐으며, 이후 산욱링(新屋嶺) 구치소에 수감됐고, 경찰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은 어두운 방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했다. 휴대전화를 빼앗고 욕설을 했다. 우리에게 옷을 벗도록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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