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재산, 534억 달러…31억 달러 트럼프도 맥 못쳐
블룸버그, 민주당→공화당→무소속→민주당 ‘당적 변화’ 부담
경제·안보는 ‘보수’…중도 성향에 기대감
미셸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등 대선 출마 ‘러시’ 신호탄될지 주목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뒤늦은 대선 도전은 민주당 경선 구도는 물론 전체 대선 구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AP뉴시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이름을 딴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통신을 창업한 미디어 재벌이다. 그의 재산은 534억 달러(약 61조 8000억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포브스 400대 미국 부자’ 순위에서 8위를 기록했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은 31억 달러(3조 5000억원)로, 포브스 선정 미국 부자 순위 275위다. 갑부인 트럼프 대통령도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재산엔 크게 못 미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철새’와 ‘중도주의자’라는 양 극단의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200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12년 동안 3선 뉴욕시장을 지냈다.

평생 민주당원이었던 그가 2001년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으로 배를 갈아탄 뒤 선거에서 승리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2007년 공화당을 탈당해서 3선에 도전했던 2009년 뉴욕시장 선거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를 거머 쥐었다. 이후 당적이 없었던 지난해 10월 민주당을 다시 찾았다.

블룸버그는 중도주의자(centrist)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제·안보 정책에선 보수 입장에 서 있고, 총기규제·낙태 등에선 진보적인 주장을 펼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민주당의 현재 경선 구도는 ‘2강 1중’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루돼 있고, 워런 상원의원은 급진적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도 성향을 무기로 현재의 2강 구도를 흔들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경쟁 상대들보다 뒤늦게 출발선을 선 탓에 도박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앨라배마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 관리위원회에 경선 출마 서류를 제출했다. 앨라배마주는 내년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서 경선이 실시되는 14개 주 중 하나다. 앨라배마주는 경선 서류 제출 마감이 가장 빠른 주로, 블룸버그가 서류를 낸 날짜가 데드라인이었다.

슈퍼 화요일 이전에 아이오와주·뉴햄프셔주·네바다주·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경선이 열리는데, 블룸버그는 이 4개주를 포기하기로 했다. 이들 4개주는 서류 제출 시한도 남아있는 상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바이든과 워런 등이 4개주를 오랫동안 누벼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대신, 슈퍼 화요일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런 도박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당에선 경선 구도에서 선두를 달리는 바이든과 워런의 본선 경쟁력에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는 이 틈을 노려 대선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블룸버그의 등판이 숨어있는 강자들의 출마 러시를 야기하는 신호탄 역할을 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와 지난 대선에서 아쉽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출마설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등판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대선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고, 돈만 쏟아붓다가 끝낼 것이라는 부정론도 혼재한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대선 출마가 민주당 경선 구도를 흔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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