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아이스톡포토

한 고교생이 수천명을 상대로 아동음란물을 유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이 학생은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을 이용해 비밀 채팅방을 개설하고 각종 불법 음란물 영상과 사진 등의 링크를 공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본인은 “신상이 도용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언론 보도로 관련 의혹을 접하고 이 학생을 내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 학생은 텔레그램에 비밀 채팅방을 개설하고 2만개에 이르는 불법 음란물 영상과 사진 등을 유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학생은 비밀 채팅방을 여러 차례 생성하고 폭파하는 과정을 거쳐 영상 등을 공유했다. 가장 규모가 큰 채팅방은 가입자가 9000여명에 이르렀으며 방을 폭파해도 순식간에 1000여명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또 비밀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러 닉네임을 활용했다. 채널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텔레그램 방으로 이뤄진 전 세계 모든 링크는 홍보 가능’하지만 ‘(채팅)방에 직접 음란물 업로드는 금지한다’고 규정해두기도 했다. 서버가 국외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을 활용하면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고 링크로만 영상을 공유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불법 음란물을 공유해온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학생의 음란물 유포 의혹은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현재까지도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음란물 유포 의혹을 받는 고교생이 재학 중인 학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도 이번 의혹을 접하고 해당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유포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학생의 부모는 이날 “누군가가 학생을 사칭해 아동·청소년 음란물 유포 의혹을 받게 됐다”며 명예훼손 피해를 수사해달라고 인천 계양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누군가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해당 학생의 이름과 학교 이름을 언급하며 자신이라고 소개한 뒤 음란물을 유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피해를 보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 학생은 이날 오전 학교에 가지 않았으며 부모는 심리적 안정을 취한 뒤 등교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학교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는 음란물 유포 의혹과 관련해 신상이 도용됐다는 입장”이라며 “학생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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