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딸 김모(48)씨와 그의 아버지가 지난 1일 서울역다시서기센터에서 포옹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다시 만난 딸은 손톱 깨무는 버릇까지 그대로였습니다. 보자마자 통곡했죠”

약 40년 전 헤어진 셋째딸과 극적으로 상봉한 김모(76)씨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 198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 지적장애 3급인 딸을 잃어버린 뒤 하루도 발 뻗고 자지 못했던 그였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8살 때 충남 천안에서 실종된 뒤 노숙생활을 하던 김모(48)씨가 최근 서울역에서 발견돼 가족과 만났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아버지 유전자 채취 결과를 바탕으로 한달여간 김씨를 끈질기게 추적했다.

어릴 때부터 지적 장애를 앓았던 김씨는 39년 전 아버지가 교회에 다녀온 사이 실종됐다. 당시 가족들은 주변 보호 시설을 샅샅이 뒤지고 미아 신고를 했지만 김씨를 찾지 못했다.

세월은 무심하게 흘렀지만, 딸을 위한 가족들의 노력은 그치지 않았다. 김씨 아버지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지난 6월 딸을 찾기 위해 유전자 등록을 했다. 3개월여 뒤 해당 유전자가 수서경찰서 관내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 거주했던 김씨와 친자 관계일 수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결과가 나왔다. 이후 경찰은 김씨를 찾아나섰다.

김씨가 지난 5일 충남 아산의 자택에서 어머니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경찰은 여러 보호시설에 문의한 결과 김씨가 서울의 한 고시원에 거주하다가 지난 8월 퇴소했다는 것까지 알게 됐지만, 김씨가 휴대폰이나 장애인카드를 갖고 있지 않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수서경찰서 여청수사팀은 포기하지 않고 노숙인 지원시설인 서울역다시서기센터에 김씨의 사진을 전송하고 발견 즉시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지난 10월 31일 밤, 서울역을 배회하던 김씨가 발견됐다.

김씨와 가족은 지난 1일 서울역다시서기센터에서 39년 만에 다시 만났다. 김씨 아버지는 “딸이 처음 발견됐을 당시 화상통화를 했는데 그때 딸이 맞다는 직감이 들었다. 이제 딸이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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