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부인과 신생아 두개골 손상 사건 당사자의 아버지가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한 청원에 11만명이 동의 서명을 남겼다. 재발 방지와 철저한 수사를 부탁한 이 청원은 학대 의심 영상이 공개된 뒤 많은 이들이 뜻을 모으고 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부산 산부인과 신생아 두개골 손상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이날 오전 현재 11만명이 동의 서명을 했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청원은 이달 23일 마감된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랫동안 한 자릿수에 머물던 청원 동의 서명의 참가 인원이 상당히 증가한 것은 아버지가 방송을 통해 당시 영상을 공개한 뒤였다. 지난 6일 방영된 MBC 실화탐사대는 산부인과 신생아실 CCTV에서 학대 의심 장면을 내보냈다. 신생아실 전경을 담아 해당 장면은 다소 희미하지만, 검은색 머리카락 등으로 짐작해 봤을 때 간호사는 침대에 누운 아이의 하체를 잡은 채 머리를 바닥 쪽으로 쏠리게 들었다가, 아래로 패대기치듯 내려놓았다.

또 아이의 어깻죽지 부분만 한 손으로 잡고 침대에서 어딘가로 옮기는 장면도 있었다. 아이는 바닥으로 떨어질 듯 대롱대롱 매달린 것처럼 보였다.



방송에서 아버지는 학대 의심 장면을 보면서 괴로워했고, 이를 접한 네티즌들도 경악했다. 방송 다음 날인 7일 오후 3만명에 불과했던 청원 숫자는 며칠 만에 3배 이상 뛰어올랐다. 특히 아버지가 도움을 요청한 보배드림과 엄마들이 주로 모이는 맘카페에는 “두개골 손상 청원에 참여하자”는 글이 상당히 올라왔다.



아버지는 보배드림에 올린 글에서 “아기는 CT 및 엑스레이 촬영 결과 대뇌, 소뇌, 중심뇌 손상 판독을 받았고 MRI정밀검사는 아기가 버틸 수 없어서 시도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여전히 동공 반사와 자기 호흡 등 생체 반응은 없는 상태로, 심장박동만 자기힘으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 본청으로 의뢰한 CCTV 분석 여부에 따라 해당 산부인과가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며 “더욱 확실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호장치의 확립을 위해서라도 국민청원 동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의 A병원 신생아실에서 한 신생아가 지난달 20일 오후 11시쯤 무호흡증세를 보여 인근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대학병원에서 신생아는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신생아 부모는 낙상 등 의료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엄마가 아이를 마지막으로 본 뒤 2시간가량의 CCTV 영상이 없다는 점, 끊긴 영상 뒤에 아이에게 응급 처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점 등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학대 의혹 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부인과는 공지문을 띄우고 지난 8일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경찰은 간호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병원장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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