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다양한 지지자들 만나는 것은 정치인의 숙명…공모 없었다”

허익범 특검 “1심 실형 선고에 재판부 원색 비난…총선 앞두고 더욱 경종 울려야”
김경수 경남지사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해 법정으로 향하기 전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재인정부까지 공격하는 저들의 불법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이렇게 드루킹 김동원(50·수감 중)씨 일당을 원망했다.

김 지사는 14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드루킹 일당과의 접촉은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댓글조작 범행과는 선을 그으며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제 스스로에게 가끔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드루킹 같은 사람을 처음부터 알아보고 멀리할 수 있겠나’ 반문하고는 한다”며 “사실 별로 자신이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양한 지지자들을 시간 되는대로 만나는 것은 정치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미리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면 그 질책은 달게 받겠지만, 적극 찾아오는 지지자를 만난 것과 불법을 공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구나 한 분의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셨고, 또 한 분의 대통령을 가까이 도운 사람으로서 두 분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들을 성심껏 응대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건의 진실이 꼭 밝혀지길 원한다.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서울고법 법정 향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연합뉴스

허익범 특검팀은 김 지사의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는 1심에서 구형한 총 5년의 징역형보다 1년 상향한 것이다.

특검팀은 “공소사실이 객관적 증거와 증언으로 인정되는데도 진술을 바꿔 가며 이해하기 어렵게 부인하고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객관적 자료로 자신의 행위가 밝혀졌음에도 보좌관에게 떠넘겼다”며 구형량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원심이 실형을 선고하자 법정 외에서 판결 내용과 담당 재판부를 비난했다”며 “사법부에 대해 원색적으로 개인을 비난하는 것은 사법체계를 지켜야 할 공인이자 모범을 보여야 할 행정가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선거에 관한 여론 조작을 엄중히 처벌하지 않으면 온라인 여론조작 행위가 성행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면서 “더욱이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더욱 경종을 울려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지사의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댓글조작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해 법정 구속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 측은 1·2심 내내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보지 못했고, 범행을 알지도 못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김 지사는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돼 그간 불구속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12월 24일 오후 2시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