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소년 로치(罗琪·9). 출처 신경보

중국 후난성 창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조현병을 가진 남성이 9세 아이를 무참히 살해해 중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남성은 몇 개월 전부터 조현병약을 먹지 않은 채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경보 및 중국 언론들은 지난 5일 창사시에서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을 일제히 보도했다. 신경보는 13일 피해 소년 로치(罗琪·9)는 발견됐을 당시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온몸에 진흙과 피가 덮여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정오 가해 남성 펑샤오화(冯小华·30)는 자신의 부모가 일을 하러 나간 틈을 타 집을 빠져 나와 거주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로치를 마주쳤다. 펑샤오화의 손에 20㎝짜리 드라이버가 들려있는 것을 본 로치는 엘리베이터를 벗어나 계단을 향해 달려 도로 쪽으로 도망치려 했다. 곧바로 뒤를 쫓은 펑샤오화는 소년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소년이 펑샤오화와 마주친 엘리베이터. 출처 신경보

펑샤오화를 마주친 로치는 계단을 통해 도망가려다 넘어졌다. 출처 신경보

펑샤오화가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은 단지 내 CCTV 영상에 그대로 녹화됐다. 신경보는 경찰이 확인한 CCTV에서 피해 소년이 도망치려다 발이 걸려 넘어졌으며, 눈 깜짝할 사이 다가온 펑샤오화가 로치를 덮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년이 변을 당한 시간이 채 90초가 되지 않았으며 이후 한동안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치의 사망 시점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경찰에는 ‘아버지가 아들을 심하게 혼내고 있는 것 같다. 아이가 다쳤다’는 신고 전화가 들어왔다. 하지만 경찰은 구급차 파견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정신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아이가 죽은 것 같다’는 신고가 쏟아졌고, 경찰이 급하게 출동했으나 이미 아이는 숨진 뒤였다. 범인 펑샹오화는 주민들이 자신을 제압하려 하자 들고 있던 흉기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기도 했다.

경찰 출동 당시 쓰러진 로치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은 중국 SNS 전역에 퍼졌다. 중국 시민들은 “경찰이 조금만 더 신속하게 도착했다면 아이를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정신질환 환자들에 대한 관리 대책이 너무 소홀하다” “아이 엄마의 우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애도했다.

쓰러진 로치를 안고 울부짖는 그의 어머니. 출처 펑파이뉴스

출처 펑파이뉴스

경찰 조사 결과, 펑샤오화는 2010년 조현병으로 2년간 병원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치료를 받은 펑샤오화는 2012년 결혼했으나 병이 재발했음에도 약을 먹지 않아 이혼했다.

이후 그의 부모는 정신질환이 있는 아들의 밥에 몰래 약을 섞어 먹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펑샤오화의 부모가 올봄부터 아들이 회복된 것 같아 더 이상 약을 먹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도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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