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지난 8월 23일 교내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고려대 학생들이 조국 전 법무부 전 장관 딸의 입학 취소 문제를 두고 계속 말을 바꾸고 있는 학교 측에 반발해 ‘조국 딸 입학 취소’ 집회를 추진한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이 지난 15일 ‘사실 관계가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한 후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정 총장이 조씨의 입학 취소를 거부하고 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집회 집행부를 이끄는 고려대 재학생 A씨는 1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학교가 조씨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맞지 않는 주장을 하며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 22일에 교내에서 조씨 입학 취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은 A씨는 18일부터 집회 관련 대자보를 붙이고 본격적으로 시위를 추진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검찰 수사 결과 조씨의 허위·위조 경력이 고려대 입학 과정에 사용된 것이 확인됐음에도 학교가 미적거리는 데 불만을 갖고 있다. 정경심 교수에 관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딸 조씨가 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병리학 논문과 3저자로 오른 공주대 논문 초록,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경력 등은 생활기록부에 기재돼 대학 입시에 활용됐다. 검찰은 이를 조 전 장관의 지위와 인맥으로 만든 ‘허위 스펙’으로 보고 있다.

정 총장은 하지만 “본교 입학에 활용됐다는 입시 자료가 실제로 제출됐는지 알 수 없다”며 “학교 측이 전형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총장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고려대 입학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검찰은 공소시효를 감안해 10년 전 고려대 입시 관련 혐의는 기소하지 않았다.

고려대는 조씨 입학 취소에 관해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말이 달라졌다. 지난 8월 조씨의 대입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고려대는 “논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 절차에 따라 (입학 취소 등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병리학회가 논문을 취소한 이후에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공을 검찰에 넘긴 바 있다. 이제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입학 취소에 대한 입장은 불분명한 상황이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정 총장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18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검찰 수사를 통해 조씨의 입시 비리가 밝혀졌는데도 고려대는 궤변을 쏟아내며 입학 취소를 거부하고 있다”며 “불공정에 분노하는 국민과 학생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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