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북구 대동빌라 이재민들의 이사가 시작된 지난 2017년 11월 22일 관계자들이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대동빌라 22가구 주민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동 휴먼시아 아파트로 이주했다. 포항=윤성호 기자

2017년 11월 포항 지진 발생 원인 수사에 나선 검찰이 당시 포항 지역에서 추진된 지열발전 사업과 관련된 인사들을 본격 소환한다.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윤희)는 포항지열발전 박정훈 대표 등 지열발전사업과 관계된 책임자들을 곧 불러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지열발전은 당시 포항에서 지열발전사업을 주관했던 넥스지오의 자회사다. 박 대표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5일 압수수색 당시 검사로부터 ‘1~2주 안에 부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는 앞서 유감지진이 발생해 물 주입행위를 계속 할 경우 지진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지열발전소의 가동 중단을 지시하지 않은 혐의로 박 대표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고소인 조사는 지난 9월 한 차례 이뤄졌었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당시 굴착과 물 주입을 동반한 지열발전 실증연구가 단층을 자극, 지진을 촉발했다고 지난 3월 발표했다. 하지만 박 대표 등 포항지열발전·넥스지오 측은 포항 지진이 자신들의 지열발전 사업과 무관하게 일어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나려면 수백만t의 물이 주입돼야 하지만, 당시 주입된 물의 양은 약 1만2800t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범대본과 넥스지오 등 업체 사이에 손해배상을 둘러싼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에 주목, 넥스지오 등의 의견서를 모두 확보했다. 지난 5일엔 포항지열발전, 넥스지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심지층연구센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압수수색해 지열발전 사업과 관련한 각종 기록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고, 법률 자문 등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 지진 발생 2년을 맞아 지난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포항 지열발전사업에 대해 시추 이전 단계에서의 지진 위험성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지하 단층 조사도 부족했고 여러 차례 나타난 전조를 간과해 결국 대형 지진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세르게 사피로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포항 지진 발생 1년 전인 2016년 12월 23일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열발전 실증연구용 유체 주입을 멈췄다면 포항지진 발생 확률을 1%로, 2017년 4월 15일 규모 3.3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유체주입을 중단했다면 발생 확률을 3%로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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