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오는 20일 예정된 총파업 대오를 다지기 위한 준법투쟁에 들어간 15일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가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3년 전 철도 파업으로 극심한 교통혼잡과 물류차질이 빚어졌던 ‘74일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철도노조는 18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일까지 철도공사(코레일)와 정부가 정부 정책에 따른 노사 합의와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한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상수 철도노조 쟁의대책위원장은 “지난 한 달 동안 실질적인 결정권이 있는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고, 철도공사 경영진은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내년 4조 2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통합 등 4가지 요구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한국철도는 4조 2교대 시행을 위해 1800여명 수준의 인력 충원을 검토한다는 입장 외에 나머지 요구 조건은 재량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30∼70%가량 감축 운행할 수밖에 없어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혼잡과 수출입업체 물류 차질이 우려된다. 철도노조와 함께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 등 한국철도 자회사 노조도 함께 파업에 들어가 열차 내 안내, 주요 역 발권 업무 등도 차질이 예상된다. 철도노조는 이미 지난달 11∼14일 경고성 한시 파업을 벌였다.

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은 2016년 9∼12월 74일간의 장기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2016년 철도노조가 장기 파업을 벌이면서 철도공사는 10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었고, 화물열차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이 각각 50%, 80%대로 떨어져 극심한 교통혼잡과 물류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수도권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과 면접전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전형에 응시하기 위해 지방에서 상경하는 수험생들이 자칫 열차 지연 등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19일부터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키로 했다. 김경욱 국토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수송대책 회의를 열고 “철도노조는 10월 경고파업 이후 진행됐던 보충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다”며 “파업과 같은 비상상황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파업이 시작되면 철도공사 직원과 군 인력 등 동원 가능한 대체 인력을 출퇴근 광역전철과 KTX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82.0%로 맞추되 출근 시간은 92.5%, 퇴근 시간은 84.2%로 운행한다. KTX는 평시의 68.9% 수준으로 운행하고, 파업하지 않는 SRT를 포함해 고속열차 전체 운행률은 평시 대비 78.5%를 유지한다. 평시에 입석을 판매하지 않았던 SRT는 20일부터 입석을 판매한다.

김 차관은 “대학 입학을 위한 주요 일정이 20일부터 진행되는데,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성실한 교섭으로 조속히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 열차 운행이 빠른시간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전슬기 기자, 대전=전희진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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