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호(오른쪽)가 구치소에서 작성한 범행 일지. MBC 캡처

최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강 몸통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의 ‘범행 일지’를 18일 MBC가 공개했다. 장대호는 구치소에서 이 일지를 작성하면서 범행 수법 등을 상세히 기록했다고 한다.

장대호는 53페이지 분량의 일지를 자필로 작성했다. 일지에는 “지하로 내려가…”로 시작하는 문장 등 경찰 수사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시신 훼손 도구 관련 내용도 담겼다. 범행 장소였던 모텔 지하실에 도구를 숨겨뒀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도까지 상세히 그려뒀다.

경찰은 이날 장대호의 일지대로 모텔을 수색한 결과 시신 훼손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들을 찾아냈다. 모텔 지하 1층에 위치한 비품 창고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길이 70㎝, 검은색 계통의 가방에 해당 물품들이 있었다.

장대호는 시신 훼손 도구가 있는 위치를 경찰에 숨겼던 이유와 관련 “(조사 당시) 목이 말라 찬물을 달라고 했는데 경찰이 미지근한 물을 줘서 기분 나빴고, 그래서 털어놓지 않았다”고 MBC 측과의 교도소 접견 도중 밝혔다. 또 “훼손 도구를 숨기기 위해 경찰 및 검찰 조사에서는 시신 훼손을 다른 방식으로 했다고 둘러댔다”고 말했다.

장대호는 범행 일지에 피해자와 처음 만난 날, 피해자의 인상착의 등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적었다. 중국동포 출신이었던 1심 피해자를 언급하며 “남의 나라에서 돈버는 주제”라고 쓰는 등 조롱하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자신이 재판 도중 유족을 향해 웃었던 일에 대해서는 마치 자랑하는 것처럼 썼고, 인터넷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나처럼 정상적인 사람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반드시 그 원인은 피해자에게 있다’고 주장하기 위한 심리적 기제로 해석된다”고 MBC에 말했다.

장대호는 지난 8월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 A씨(32)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훼손한 시신을 같은 달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5차례에 걸쳐 한강에 버렸다.

그는 체포된 뒤 “피해자가 반말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도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1심은 지난 5일 “피해자와 사법부까지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만이 죄책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며 장대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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