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 탄핵조사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것을 강력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자신에게 탄핵조사 증언을 제안한 것을 거론하며 “비록 나는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고 적법한 절차 없이 진행되는 사기극(hoax)에 신뢰성을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펠로시의) 아이디어와 의지는 좋아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의회가 다시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강력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전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정말로 보고 싶다”며 “그는 원하는 모든 진실을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 증언과 서면 답변을 포함해 모든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며 심기를 자극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은 리처드 닉슨이 한 일보다도 훨씬 나쁘다”라며 “닉슨은 그나마 미국을 생각해 계속 버틸 수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라고 비판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하원이 탄핵조사를 개시한 뒤 전체 표결을 하기 전에 사업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조사를 외면하고 비난하는 태도를 일관하고 있어, 펠로시 의장은 이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응했다. 그는 “미친데다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하원의장, 급진 좌파로 인해 곧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낸시 펠로시는 나에게 가짜탄핵 마녀사냥에서 증언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인프라, 의약품 가격 인하 등은 어디 있는가?”라며 하원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마녀사냥’에만 몰두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증언에 나설지, 서면으로 대신할지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펠로시)는 내가 서면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AP통신은 “트럼프는 탄핵조사에서 서면 증언을 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며 서면조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백악관은 관리들에게 조사에 불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트럼프 스스로, 특히 선서 하에 증언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 하원은 지난주 첫 공개 청문회를 시작해 19일부터 2주차 일정에 들어간다. 팀 모리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 제니퍼 윌리엄스, NSC 유럽 담당 국장인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가 이날 출석한다. 이튿날에는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 데이비드 헤일 국무부 정무차관, 로라 쿠퍼 국방부 부차관보가 출석하고, 21일에는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이 증언할 예정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