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발생한 페스트의 국내 전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가 국내 유입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페스트가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100만명 분 이상의 항생제가 비축돼 있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본은 19일 페스트 유입 가능성에 관해 언론에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한국인 중에 (중국 페스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내 유행지인 네이멍구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직항 노선이 없고 베이징에서 보고된 폐 페스트 환자 역시 추가 전파 사례가 없어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질본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현재 ‘관심’ 단계로 유지하고 있다. 질본은 중국에서 폐 페스트 환자가 발생한 직후 내부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는 이달에만 페스트 환자 3명이 발생하는 등 올해 4명의 환자가 나왔다. 특히 중국에서 발병한 폐 페스트는 사람 간 전파 속도가 매우 빨라 대규모로 번질 수 있어 불안감이 크다. 중국의 최근 페스트 환자 3명은 네이멍구 거주자로 베이징 여행 중 폐 페스트로 확진돼 치료를 받고 있다.

만에 하나 페스트가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비축한 항생제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질본의 입장이다. 질본 관계자는 “국가 생물테러에 대응해 지방자치단체에 100만명 분 이상 항생제가 비축돼 있다”며 “그 양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스트는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통상 페스트의 잠복기는 6~7일이지만 폐 페스트는 평균 잠복기가 1~4일로 임상 진행이 매우 빠르다. 페스트균이 있는 벼룩이나 야생동물을 만지면 감염된다. 침, 분비물을 통해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인구 밀집 지역에선 대규모로 유행할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선 2017년 8~11월 2417명의 페스트 환자가 발생해 209명이 사망했다. 질본 관계자는 “중국 보건당국 및 세계보건기구(WHO)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발생 추이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폐 페스트에 걸리면 심한 발열과 두통, 피로, 구토를 시작으로 기침, 호흡곤란, 중증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인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률이 30~100%다. 모세혈관이 막히고 피부 괴사도 생긴다. 이 피부 괴사가 나타날 때 피부가 까맣게 돼 흑사병이란 이름이 붙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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