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LG전자 제공

악취와 곰팡이 발생으로 논란이 됐던 LG전자 의류건조기를 둘러싼 분쟁이 ‘위자료 10만원 지급’으로 조정됐다. LG전자의 광고가 실제와 다르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질병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 의류건조기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들이 자동세척 기능 불량 등을 이유로 구입대금 환급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LG전자가 신청인들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위원회는 “(LG전자 광고와 달리) 일정 조건에서만 콘덴서 자동세척이 이뤄져 광고를 믿고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됐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리로 인해 겪었거나 겪게 될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위원회는 하지만 “의류건조기의 잔류 응축수나 녹 발생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 질병이 생겼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정 결정에 대해 LG전자와 소비자 양쪽 당사자들이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한다. 신청 당사자들이 위원회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면 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에 분쟁 신청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의류건조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했던 소비자들에 대해서도 보상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조정이 결렬돼 소송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의류건조기를 둘러싼 논란은 이 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 247명이 지난 7월 29일 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이 신청에 대한 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했다.

조정을 신청한 소비자들은 LG전자 의류건조기가 광고와 달리 제동세척 기능을 통한 콘덴서 세척이 원활하지 않고, 내부 바닥에 고인 물에서 악취가 나고 곰팡이가 발생하고, 구리관 등 내부 금속부품 부식으로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LG전자 측은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건조기의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고, 잔류 응축수나 콘덴서의 녹이 의류에 유입되지 않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없고, 관련 기능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게 광고했다고 맞서왔다.

위원회는 이번 조정에서 LG전자의 광고가 실제 기능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LG전자가 광고에는 ‘1회 건조당 1~3회 세척’, ‘건조시마다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등의 표현을 썼는데, 실제로는 일정 조건(의류의 함수율이 10~15% 이하, 콘덴서 바닥에 1.6~2.0ℓ의 응축수가 모이는 조건)이 충족돼야만 자동세척이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따라서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광고와 차이가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봤다.

위원회는 하지만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 동안 무상보증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점, 소비자원의 시정권고를 받아들여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품질보증책임을 이행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LG전자 측의 노력을 일정 부분 인정해줬다.

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조정결정서를 당사자에게 14일 안에 송달할 예정이다. 문서를 받은 당사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결정을 받아들일지 말지 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광고에 따른 사업자의 품질보증책임을 인정해 사업자의 정확한 정보제공 의무를 강조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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