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연합뉴스

한국 바둑의 간판으로 활동했던 ‘쎈돌’ 이세돌(36) 9단이 전격 은퇴했다. 이세돌 9단은 1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을 방문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1995년 7월 제71회 입단대회 이후 24년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1983년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태어난 이 9단은 2003년 입신(入神·9단의 별칭)에 등극했다. 현역 생활을 하면서 18차례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을 기록했으며, 한국기원 공식 상금 집계로 98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결해 1승 4패로 패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류 유일의 프로기사로 기억되고 있다.


이 9단은 바둑계의 풍운아이기도 했다. 2016년 5월 “프로기사회의 불합리한 제도에 동조할 수 없다”며 친형인 이상훈 9단과 함께 기사회에서 탈퇴했다. 이들 형제는 프로기사회가 탈퇴 회원이 한국기원 주최·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고, 회원의 대국 수입에서 3∼15%를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는 정관 조항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원이 올 7월 ‘기사회 소속 기사만이 한국기원 주최·주관·협력·후원 기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정관을 의결하면서 이 9단은 대회 참가 기회를 잃었다.

앞서 1999년에는 ‘대국료도 없이 별도로 연간 10판씩 소화해야 하는 승단대회는 실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승단대회 보이콧을 벌였다. 이에 한국기원은 백기를 들고 일반기전을 승단대회로 대체하고 주요대회 우승시 승단을 시켜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이 9단은 올해 3월 커제 9단과 ‘3·1운동 100주년 기념 블러드랜드배 특별대국’을 마친 뒤 “아마 올해가 마지막인 것 같다. 장기간 휴직이나 완전 은퇴 둘 중 하나를 생각하고 있다”며 은퇴를 시사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