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첫 번째 질문을 던질 이로 선택한 이는 ‘민식이법’을 만들어달라고 울부짖은 민석이의 엄마, 아빠였다. 이들은 스쿨존에서 사고를 당해 9살 난 아이를 잃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MBC 특별기획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 생방송에서 질문자를 직접 선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첫번째 질문자를 선택하라는 말에 “민식이 엄마 아빠가 민식이 사진을 들고 나오셨다는 걸 보도로 알고 있다”며 다른 시민 참여자에게 첫번째 순서를 이들에게 양보하자고 제안했다.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는 인사를 하는 순간부터 자리에 앉을 때까지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대통령님께 부탁을 드리러 왔다”고 운을 뗀 박씨는 “지금 이 자리에는 아이를 잃고도 대한민국의 다른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외치는 엄마 아빠들이 와 있다”고 했다. 이어 “저희 유족들은 국민 청원에 다시는 이런 슬픔이 생기지 않도록 외쳤고 기자회견을 수없이 같은 말을 반복했다”면서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 하나의 법도 통과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돼 있다”고 했다. 박씨는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라고 대통령이 공약하시지 않으셨냐. 2019년 꼭 이뤄지길 약속 부탁드린다”고 말을 마쳤다. 민식이가 생전 웃고 있는 사진을 큰 액자에 담아 들고 나온 민식이 아버지도 아내 옆에서 내내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민식이 엄마 아빠를 위로한 문재인 대통령은 “부모님들이 슬픔에 주저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은 그런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아이들의 생명 안전을 위한 여러가지 법안들을 만들도록 해주셨는데 국회 계류중에 있고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서 많이 안타깝다”며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법안들을 통과되게끔 노력해 나가겠다. 스쿨존 횡단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스쿨존 전체에서의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 대화 진행을 맡은 가수 배철수도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수 있는 사회가 정말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9살 큰아들이었던 민식이는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막냇동생과 놀이터에 갔다가 엄마·아빠가 운영하는 가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고 당일 아빠는 가게에 없었다. 엄마는 두 아들이 당한 사고를 눈 앞에서 봤다. 둘째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민식이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막내는 타박상만 당하고 목숨을 건졌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같은 달 어린이보호구역내 신호등 설치 의무화, 과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사망사고 시 가해자 가중처벌 등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3개월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민식이 아빠가 올린 ‘어린이들의 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에는 19일 오후 현재 14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11일 시작됐으며, 다음 달 11일 마감된다. 참여 인원 20만명이 넘어야 청와대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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