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매미의 허물(선퇴)에서 뽑은 물질이 퇴행성신경질환인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학 고서인 동의보감에는 매미 허물의 항경련, 경직 효능이 기술돼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박건혁 박사팀은 선퇴 추출물의 파킨슨병 억제 효과를 세포 및 동물실험으로 확인하고 작용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수명(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 최신호에 발표됐다.

파킨슨병은 신체 떨림이나 경직, 느린 운동, 자세 불안정 등 증상을 동반하는 뇌퇴행성신경질환으로, 60세 이상 인구에서 발병률이 높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치료 물질을 찾고자 동의보감에 기록된 약용 곤충들에 주목했다. 그 중 경련·경직에 대한 효능이 기술된 약재인 ‘선퇴’를 선정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동의보감 탕액편에는 매미 허물이 ‘소아의 간질 및 말을 못하는 것을 다스린다(主小兒癎, 及不能言)’고 소개하며 경련과 경직 관련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黑質)에 분포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뉴런)가 죽어 발생한다.
기존 연구를 통해 도파민 관련 유전자 활성 단백질의 일종인 ‘널원(Nurr1)’의 결핍이 발생할 때 뉴런이 사멸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선퇴 추출물의 널원(Nurr1) 활성 증대 효능에 중점을 두고 실험했다.

연구팀은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약물 ‘MPTP’로 파킨슨병을 유도한 실험 쥐에게 선퇴 추출물을 5일간 먹게 한 뒤 관찰했다.


먼저 선퇴 추출물의 파킨슨병 운동 장애 개선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로타로드(Rotarod)실험’과 ‘폴(Pole)실험’을 했다.

로타로드 실험은 회전봉에서 실험 쥐의 움직임을 관찰해 떨어지지 않고 운동을 지속할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폴 실험은 기둥 위에 놓인 실험쥐가 바닥까지 내려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으로, 빠르게 내려올수록 운동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한다.

실험결과 대조군에 비해 선퇴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의 운동 기능이 로타로드 실험에서는 약 4배, 폴 실험에서는 약 2배 이상 향상됐다.

대표적 파킨슨병 치료 물질인 ‘로피니롤’을 투여한 양성 대조군에 비해서도 더 나은 효능을 보였다.

또 선퇴 추출물은 파킨슨병 유발 물질인 ‘MPTP’로 인해 6.47나노몰(nmol)/㎖까지 감소된 도파민 수치를 3배 가량(17.65nmol/㎖) 증가시켜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도파민 생성의 주요 역할을 하는 널원(Nurr1)의 양을 측정한 결과 대조군보다 실험군에서 2배 넘게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널원(Nurr1)의 유전자 활성 기능을 제거한 세포에서도 선퇴 추출물의 치료 효능이 나타나는지 살폈다.

그 결과 널원(Nurr1)의 기능을 상실한 세포에서는 선퇴 추출물을 투여해도 치료 효능이 나타나지 않음을 밝혀냈다. 즉 선퇴 추출물이 널원(Nurr1)을 활성화해 파킨슨병을 개선한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박건혁 박사는 “성분 분석을 통해 선퇴 추출물 내 ‘아세틸 도파민계 화합물(신경전달물질)’ 성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면서 “후속 연구를 통해 해다 성분의 항파킨슨병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킨슨병을 포함한 뇌신경계 퇴행성 질환에 대해 곤충 자원 활용한 예방 및 치료 연구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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