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에게 인신공격성 비난을 쏟아냈다. 빈드먼 중령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파견 근무자로서 탄핵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은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빈드먼 중령의 출신과 경력을 꼬투리 잡으며 발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메시지 대신 메신저를 공격하는 전형적 수법이지만 도리어 트럼프 대통령 측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빈드먼 중령이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그를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를 본적도 없다. 그는 청문회장에 정복을 입고 출석했던데 왜 그러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빈드먼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청문회에 임할 때마다 남색 육군 정복을 착용해왔다. 이를 두고 빈드먼 중령이 자기 증언의 신빙성을 높이려 일부러 정복을 입었다고 조롱한 것으로 해석됐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이날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빈드먼 중령의 면전에서 인격모독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빈드먼 중령이 상관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신뢰를 잃었을 뿐 아니라 출신지가 구소련 우크라이나 공화국인 점에서 충성심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빈드먼 중령은 3살 때였던 1979년 가족과 함께 도미했으며 미국 사회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군 복무를 선택했는데 이를 문제 삼았다.

공화당 소속 변호사인 스티브 캐스터는 빈드먼 중령이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국방장관직을 제의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집중 추궁했다. 그는 빈드먼 중령은 지난 5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키예프를 방문했을 당시 올렉산드르 다닐류크 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장관에게서 국방장관 제안을 세 차례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빈드먼 중령은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며 “귀국길에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고 방첩 당국에도 알렸다”고 해명했다.

캐스터 변호사는 빈드먼 중령의 대답에 만족하지 못한 듯 꼬투리 잡기에 나섰다. 캐스터 변호사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국가로서 그 나라의 국방장관은 핵심 보직일 것”이라며 “그런 제안을 받았다는 자체가 큰 명예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빈드먼 중령은 “굉장한 명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미국인이고 아주 어린 시절에 이민 왔다. 그래서 즉시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캐스터 변호사는 우크라이나 측이 세 차례나 장관직을 제의한 것을 두고 “당신이 그들에게 뭔가 여지를 남겼던 것이 아니냐.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제안을 다시 던진 것 아니냐”고 물었다. 빈드먼 중령은 “(제안 자체는) 차라리 희극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며 “나는 그들에게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빈드먼 중령은 이어 “그다지 직급이 높지 않은 미 육군 중령이 그처럼 빛나는 직위를 제안 받았다는 것은 상당히 우습다”고 덧붙였다.

짐 조던 공화당 의원은 빈드먼 중령의 상사였던 피오나 힐 전 NSC 러시아 담당 고문을 언급하며 “그는 당신의 판단력에 의문을 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빈드먼 중령은 힐 전 고문이 작성한 업무평가서를 인용해 받아쳤다. 힐 전 고문은 그가 “훌륭하고 굳건하다”며 “15년 동안 정부에서 일하면서 접해본 육군 장교 중에서 최고였다”고 호평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빈드먼 중령을 겨냥해 도를 넘는 비난을 쏟아내자 미 육군도 대응에 나섰다. 미 육군 당국은 빈드먼 중령과 그의 가족이 물리적 위협에 처할 경우에 대비해 군부대 내 안전한 장소에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익명의 군 관리는 “육군은 빈드먼 중령의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며 “육군은 그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을 능동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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