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카카오, 우여곡절 끝에 ‘카뱅 1대 주주’ 등극

금융위, 한투지주·한투자산운용 ‘지분 양도’ 승인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카뱅)의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르는 ‘9부 능선’을 통과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정례회의를 열고 카뱅 최대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지주)의 지분 양도 절차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투지주가 보유한 카뱅 지분 16%가 카카오로 넘어가고, 카카오 지분은 18%에서 34%로 늘어난다. 1대 주주가 카카오로 바뀌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처음으로 인터넷은행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금융’과 ‘ICT’의 융합이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는 이날 ‘한투지주·한투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은행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7월 카카오의 ‘카뱅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 자격’을 승인한 지 4개월 만이다.

카카오는 금융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한투지주가 보유한 카뱅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2일 한투지주는 현재 카뱅 지분(50%)에서 16%를 카카오에 액면가로 팔 예정이다. 나머지 지분 29%는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한투자산운용)에 4895억원을 받고 매각한다.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가 아닌 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남은 1주는 제3자(예스24)로 넘긴다. 한투지주의 카뱅 지분은 ‘5%-1주’가 된다. 매각 작업이 이뤄지면 카뱅의 1대 주주는 카카오가 되고, 한투지주는 2대 주주로 내려가는 구조다.

카카오가 카뱅의 1대 주주가 되는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이 통과되면서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런데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5년 간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법령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는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지난 6월 법제처가 “카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 개인 최대 주주(김 의장)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카카오가 최대 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한투지주 내부의 ‘지분 정리’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한투지주는 당초 카뱅 지분 29%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에 넘길 예정이었다. 문제는 한투증권이 2017년 채권금리 담합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한투지주는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한투자산운용으로 ‘우회 전략’을 선택했다. 한투자산운용은 한투증권의 100% 자회사다. 금융위는 “한투지주와 한투자산운용 모두 최근 5년 간 공정거래법 등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등 은행법 시행령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승인으로 카카오의 ‘대관식’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카카오 측은 “카뱅이 보여준 혁신과 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술 협력과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21일 예정된 카뱅의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그대로 진행된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최근 10%대로 떨어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 이후로 거론되는 카뱅의 기업공개(IPO)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카뱅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에 맞는 금융 혁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적 금융 확대 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