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 10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와 2국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프로바둑 이세돌(36) 9단의 은퇴에 맞수 구리(36·중국) 9단이 “알파고를 이겨 지혜의 문명을 지켜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유일하게 1승을 거둔 기사다.

구리 9단은 19일 중국 SNS 웨이보에 “이 순간에 그를 포옹해 주고 싶다. 강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알파고와 싸우고 이겨 인류의 지혜 문명을 지켜줘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세돌은 같은 날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 24년4개월을 지낸 프로바둑에서 은퇴했다.

이세돌은 1995년 7월에 입단해 국제 대회를 18차례, 국내 대회를 32차례 정복했다.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승부 중 하나는 2016년 3월 9~15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와 벌인 5전 3선승제의 대국이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두뇌싸움이라는 이 대국의 설정은 세기말적 상상력과 맞물려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알파고는 이 대국을 위해 세계에 널린 기보 16만건을 학습했다. 알파고는 4승 1패로 우승했다.

이세돌은 그중 4국에서 180수 백 불계승을 거뒀다. 갈수록 진화하는 알파고는 그 이후로 중국의 커제 9단을 포함한 인간에게 패배하지 않았다. 이세돌은 알파고를 유일하게 제압한 기사가 됐다.

구리 9단은 이세돌 9단과 2000년대 세계 바둑의 판세를 양분했던 라이벌이다. 2014년에는 이세돌의 고향 전남 신안, 구리의 고향 중국 충칭을 왕래하며 대국했다. 이세돌은 여기서 6승 2패로 승리했다.

구리 9단은 “이세돌은 이런 말을 했다. ‘산 정상에서 미끄러져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너는 내 목표였다. 나를 격려해 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고맙다”며 “이세돌의 지난날에 건배! 미래에 건배! 앞으로도 유일무이한 이세돌로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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