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틀째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21대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교체한다. 이를 위해 지역구 의원의 3분의 1 이상을 공천에서 의무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다. 50%가 넘는 물갈이 비율은 지난 20대 총선 현역 의원 교체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당 안팎으로 분출하고 있는 인적 쇄신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이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변수다.

총선기획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21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개혁공천을 하기로 했다”며 “교체율을 높이기 위해서 현역 의원의 3분의 1(33%) 이상을 컷오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과 당직자 등 12명으로 구성된 총선기획단은 이날 비공개 회의를 통해 이런 공천 대원칙을 확정했다.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시기, 컷오프 기준 및 평가요소와 같은 세부 사항들은 계속 논의 중이라고 했다. 공동 총선기획단장인 이진복 의원은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신중한 사안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맹우(가운데)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선기획단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총선기획단이 발표한 공천 원칙에 따르면, 한국당 현역 의원 108명 중 54명 이상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당규상 연임이 불가능한 17명의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외하면, 최소 37명의 지역구 의원들이 짐을 싸야 한다. 당은 교체율을 높이기 위해 최소 지역구 의원(91명)의 33%는 무조건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는 방침이다. 숫자로 따지면 30명의 의원이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공천에서 떨어지는 셈이다. 이외에도 기존 불출마자를 포함해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방향의 공천룰을 만들어 최종적으로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물갈이한다는 게 당의 복안이다.

현역 의원 절반 이상 교체는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기록한 교체율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은 23.8%에 그쳤고, 19대 총선 때는 41.7%였다. 당을 향한 쇄신 압박이 거세다는 것을 고려해 총선기획단이 파격적인 수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의원들은 그간 현역 의원의 절반은 바꿔야 쇄신의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해 왔다. 당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물갈이 비율만 떼어 내 발표한 것도 당 안팎의 위기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높은 교체 비율만큼,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진복 의원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룰을 만들면 당원들도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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