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커뮤니티

고등학생 A양(17)이 지난달 28일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다 음주운전 차량이 치여 숨졌다. 유족과 친구들은 “음주운전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A양의 친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 친구가 억울하게 죽었습니다”라는 글을 24일 올렸다. 이들은 추모와 더불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자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공론화에 힘쓰고 있다.

글쓴이는 “하교 중이던 친구가 50대 음주운전자 남성이 몰던 차에 교통사고를 당해 하늘나라로 갔다. 학교에서 야간 자율 학습을 끝내고 독서실에서 수행평가 과제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며 “복도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이 우리가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 부모님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막내딸, 우리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예쁘고 밝은 친구였다”고 적었다.

이어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다던 친구는 꿈도 펼치치 못한 채 하늘의 별이 됐다. 하루 아침에 학교가 아닌 장례식장에서 마주해야 했다. 다시는 같이 놀 수도 대화할 수 조차 없게 됐다”며 “음주운전은 살인이다. 음주운전 때문에 가족들과 친구들은 매일 슬픔 속에 살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은 피해자의 아픔과 억울함을 덜어주기보다 피해자 주변 사람들을 더 아프고 힘들게 한다. 음주운전자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면 똑같은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고 썼다.

무용지물 ‘윤창호법’?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이 시행 중이다. 최근 경찰청은 9월 9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50일동안 위험운전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모두 1만1275명이 적발됐다. 이중 음주운전자는 전체의 94%였다. 하루에 200명 꼴로 음주운전을 하고 있었다. 법 제정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경각심은 부족한 실정이다.

A양은 지난달 28일 오후 11시47분경 세종시 연서면의 한 도로에서 만취상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였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29일 새벽 3시경 숨졌다. 세종경찰서는 같은 달 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50대 남성 음주운전자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B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75%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이었다.

유족은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 실제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유가족은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 본보기가 생겨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가해자가 경제적으로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 해야한다. 징역도 의무적으로 1년은 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이 청원을 올린 날은 부산시 해운대구에서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이다. 이곳은 고(故) 윤창호씨가 사고를 당한 지역 인근이다. ‘윤창호법’ 통과를 이끈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윤창호군 친구들의 1년 전 호소를 다시 되새긴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썼다.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 법정형이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높아졌다.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도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됐다.

기준도 강화됐다. 면허정지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은 0.10%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정했다. 종전 음주운전 3회 적발 시 면허취소가 됐던 것 역시 2회로 강화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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