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美법원, ‘트럼프 참모’ 탄핵증인 출석 판결

美 연방법원, 대통령 참모들의 면책특권 인정 안해
탄핵 청문회 출석 주저했던 증인들에게 큰 힘 될 듯


미국 연방법원은 25일(현지시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며 돈 맥건 전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미 하원 탄핵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라고 판결했다.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근무했던 2018년 10월 돈 맥건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앉아있다. AP뉴시스

맥건 전 법률고문은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되는 것을 응해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미 연방법원은 하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맥건 전 고문의 증인 출석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 판결은 핵심 증인들의 하원 탄핵 조사위 출석을 막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엄청난 타격이다. 반면, 민주당에겐 오랜만의 호재다. 트럼프 진영의 증인 출석 거부에 제동을 걸리면서 탄핵 조사에 가속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CNN방송은 “이번 판결은 탄핵 조사위에 나오기를 주저했던 증인들에게 큰 힘을 줄 것”이라며 “하원은 이번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에 사법 방해를 추가할 동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법원의 케탄지 브라운 판사는 맥건 전 고문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120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을 작성했다.

브라운 판사는 판결문에서 “대통령 측근이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하더라도, 또 민감한 국내적·외교안보적 이슈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더라도 대통령은 참모들이 법률이 정한 절차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줄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또 “간단히 말해, 250년 동안 기록된 미국 역사의 요점은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맥건 전 고문의 증인 소환이 곧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가 이번 판결에 항소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맥건 전 고문의 변호사는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맥건은 탄핵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판사는 또 법무부가 주장했던 고위직 참모들에 대한 면책특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브라운 판사는 “의회가 강제한 절차에 대한 완전한 면책특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 참모들에 대한 면책특권은 허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라운 판사는 그러면서도 맥건이 진술거부권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브라운 판사는 “맥건은 청문회 반드시 출석해야 하지만 그는 (기밀 유지에 대한) 행정부의 특권을 활용해 질문에 답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하원 탄핵조사위로부터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찰스 쿠퍼먼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등도 법원에 출석 여부를 결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판결은 멀베니이와 쿠퍼먼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17년 1월 20일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맥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미 하원은 탄핵 조사 이전인 지난 4월부터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맥건의 증언을 요청해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