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이 끈끈했던 유대 관계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탄핵조사 청문회를 거치며 되돌릴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 휘하 여러 국무부 관계자들이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한 증언들을 쏟아내면서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문회 기간 동안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공개 증언한 12명 중 8명은 전·현직 국무부 관료들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원년 멤버로 여전히 행정부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각료 중 한 명이다. 두 달 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의견 충돌 끝에 경질될 때까지만 해도 폼페이오 장관의 행정부 내 입지는 굳건했다. 하지만 국무부 소속 윌리엄 테일러 주니어 우크라니아 주재 미국 대사 등이 청문회에서 “미국 정부가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와 우크라이나와의 정상회담을 보류한 것이 맞다”는 폭탄 증언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의 역할에 큰 불만을 가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일러 대사의 비공개 증언 직후 “폼페이오가 테일러 대사를 선임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폼페이오 장관을 질책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국무부 관계자는 더힐에 “탄핵 정국 관련 모든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며 “관계 복구가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에 더해 다수의 국무부 관계자들까지 탄핵조사 청문회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처신을 비판하면서 탄핵 정국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악몽이 되고 있다. 증인으로 등장한 외교관들은 국무부 소속 직원들이 모함을 당했을 때 장관으로부터 그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고 진술하며 폼페이오 장관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특히 지난 5월 경질된 마리 요바노비피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이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몸통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에게 모함을 당해 물러날 위기에 처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지지성명조차 내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 국무부 관계자는 더힐에 “탄핵 정국으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경력 중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행정부를 떠나 캔자스주 상원의원에 출마하려 한다는 세간의 추측이 힘을 얻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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