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뉴욕 유엔본부 연설을 신청했지만 유엔으로부터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진보 성향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 아이돌그룹 BTS의 유엔본부 연설과 비교하며 아베 총리를 조롱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유엔이 아베 총리의 연설을 거절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하는 BTS의 리더 RM(왼쪽). 오른쪽은 지난 28일 북한 발사체 관련 취재 대답하는 일본 아베 총리. 유니세프 영상 캡처 및 교도연합

교도통신은 지난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연설을 원했지만 유엔측으로부터 거절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유엔은 일본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화력발전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름다운 연설 보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통신은 또 여러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아베 총리가 지난 6월 오사카에서 개최한 G20 정상회의의 결과를 드러내고자 유엔과 연설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보도가 나오자 일본 네티즌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대체로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한류 열풍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BTS’의 유엔본부 연설을 거론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아베 일본 총리가 28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총리 관저 출입 기자단의 취재에 응하고 있다. 교도연합

“심지어 BTS도 유엔본부 연설했다. 넷우익은 어떻게 된거냐”
→“넷우익들은 이럴 땐 ‘유엔은 한국인!’이라고 하던데”

“가짜 뉴스다.”
“일본은 유엔 운영 예산 부문 연간 지출액 세계 2위다. 연설조차 못하는 유엔이라면 탈퇴해야 한다. 일본이 빠지면 유엔은 100% 무너진다.”

“아베 총리는 해외에선 안 통한다. 거짓말과 핑계로 국내에서만 통하지.”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지난해 9월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지난해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하는 BTS의 리더 RM. 유니세프 영상 캡처

함께 참석한 김용 세게은행 총재가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역할을 하는 그룹”이라며 BTS를 소개했고 BTS 멤버 7명이 일어나 RM의 곁에 섰다. RM은 “남들이 만든 틀에 자신을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고백하고 “내 몸의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포기하지 않아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다”면서 “실수하고 단점이 있겠지만 제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연설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연설을 유엔이 거절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유엔 측에서 참석해 발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총리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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