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이 지난 9월 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의붓아들 사망 당시 잠들어 있었다”는 고유정(36)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거를 2일 법정에서 공개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고유정은 의붓아들 홍모(5)군을 살해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에 대한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번 공판은 홍군 살해 사건에 대한 첫 재판으로, 전 남편 살해 사건 재판과 병합된 뒤 처음 열렸다.

검찰은 고유정이 홍군 사망 당일인 3월 2일 오전 3시48분쯤 충북 청주 소재 자택에서 깨어있었다는 증거로 휴대전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그가 이때 현 남편 홍모(37)씨 전처인 A씨 가족의 SNS 프로필을 확인하고,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이들 번호를 삭제했다는 것이다. 고유정이 확인한 SNS 프로필은 A씨의 아버지와 남동생 것이었다. 홍씨의 옛 장인어른과 처남이다.

홍군은 고유정이 이들의 SNS 프로필을 확인한 후인 오전 4시~6시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씨와 자택 작은 방에서 잠을 잤고, 이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정은 전날 밤 “따로 자겠다”며 안방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홍군이 숨진 다음 날인 3월 3일 친정 가족과 통화하던 중 위로의 말을 듣고 “우리 아기 아니니까 말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 홍군이 홍씨만 찾고 자신을 잘 따르지 않았다는 불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홍씨는 “고유정이 그런 얘기를 한 줄 몰랐다”며 “전처 가족 쪽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정은 내 앞에서 항상 ‘우리 아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와 아이가 함께 있을 때는 좋은 모습만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법정에서 숨진 아들의 모습이 담긴 증거사진을 본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자기(고유정)도 아이 낳은 엄마인데 아이 잃은 아빠의 심정을 이해하지 않을까 했지만 반성은커녕 사건과 관련 없는 인신공격을 하는 것을 보면서 비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실치사라는 누명을 쓰고 경찰이라는 거대 조직과 싸웠다. 피해자 유족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홍씨는 홍군 사망 직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고유정이 보낸 SNS 메시지 등을 토대로 홍씨가 옆 사람을 누르는 잠버릇이 있다며 과실치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SNS 메시지 역시 홍씨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한 고유정의 계산된 행동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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