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디지털 기업 로고. 연합뉴스

미국이 프랑스의 ‘디지털세’를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결론 내리고 보복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디지털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자국 내 디지털 매출에 법인세와는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의 디지털 서비스 세금(DST)에 대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벌인 조사의 첫 단계가 마무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USTR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프랑스의 DST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디지털 기업을 차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DST가 소급 적용과 역외 적용, 수익이 아닌 매출에 대한 과세, 특정 미국 기술 기업에 벌칙을 가하려는 목적 등 측면에서 일반적인 조세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USTR는 24억달러(2조8000억원) 상당의 프랑스산 수입품 63종에 대해 최고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 등 후속 조처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다. 후속 조처에는 관세 외에 프랑스의 서비스 부문에 대한 ‘수수료나 제한(fees or restrictions)’ 부과 방안도 포함됐다.

USTR는 내달 6일까지 의견을 접수한 뒤 7일 공청회를 열 계획이며 14일까지 반박 의견도 받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오늘 결정은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DST에 대해 미국이 행동에 나설 것이란 명백한 신호”라며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터키에 대해서도 (디지털세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할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유럽 각국에서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 등에 법인을 두는 방식으로 조세를 회피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올해 7월 IT 기업을 상대로 매출의 3%를 과세하는 DST 법을 발효했다.

EU 평균 법인세율은 23.2%인데 비해 디지털 기업의 평균 법인세율은 9.5%에 불과해 조세 형평성에 어긋다는 것이 프랑스 입장이다.

이에 미국은 자국 기업이 주요 표적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고 USTR는 DST 부과가 불공정 무역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월 프랑스 와인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에 이어 프랑스와도 무역 전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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