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연합뉴스

가진 것을 대가 없이 내어주는 일은 언제나 어렵지 않을까요. 내주면서 미안한 마음까지 갖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드문 사례가 올해로 2번째 충북 괴산군 소수면에서 벌어졌습니다. 어느 ‘소액 기부자’가 보낸 편지에 의해서요.

소수면은 4일 한 익명 기부자의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말 100만원이 든 우편물과 함께 배달된 것이라고 합니다. 기부자는 우편물 안에 손수 적은 편지를 동봉했는데, 자신을 ‘주민’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편지는 “존경하는 박설규 면장님께”로 시작합니다. 주된 내용은 “소수면 관내 어렵고 힘드신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것이고요. 날짜를 정성스레 기입한 편지는 “적은 금액이라 송구스럽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에도 100만원과 함께 비슷한 편지를 보냈습니다. “소수면 관내 소년소녀 및 불우한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무리 인사는 이때도 같았습니다. “2018년 12월 3일 주민. 적은 금액이라 송구스럽습니다.”


이 100만원이 그에게도 ‘적은 돈’이었을지, ‘큰돈’이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선뜻 건넨 돈이었는지, 푼돈을 모아 정성스레 마련한 것이었는지도 상상에 맡겨야겠죠.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의 진심과 기부의 순간에도 미안해 했던 선한 마음은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그의 바람대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 모두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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