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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 사립대 교수들이 수년간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돌려받아 다른 용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문제의 학교 총장이 사임했다.

부산외대는 정 총장이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사회가 이를 최종 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그는 빼돌린 장학금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다만 학교 측은 사임 이유를 ‘일신상의 사유’로 명시했다.

정 총장은 지난달 22일 한 달 동안 병가를 내고 업무를 중단했다. 며칠 뒤 학교법인에 사의를 표명했다. 학교법인 성지학원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정 총장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지학원은 지난 6일 밤 대학 구성원들에게 정 총장 사퇴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사퇴 이유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정 총장은 일본어학과 1회 졸업생으로 1994년 교수로 임용됐다. 학내 구성원 중에는 오랫동안 일본어학부 학부장을 맡은 정 총장이 이번 사건에 깊게 연루돼 있다고 판단해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앞서 해당 대학 일본어창의융합학부 일부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정 총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에서 시행하는 J.TEST라는 일본어 시험을 학부 학생들에게 무료로 치게 하고 빼돌린 장학금으로 비용을 받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총장은 경찰 내사가 시작될 때쯤 병가를 냈고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다. 경찰은 현재 교수, 학생, 졸업생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관계자와 졸업생에 따르면 해당 학부 교수들은 매달 월급에서 1만~2만원씩 학부발전기금을 냈다. 이 돈으로 학기마다 학생 1명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기로 했으나 정작 학생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250만원을 줄 테니 지정된 계좌로 수고비 2만원을 뺀 248만원을 입금하라고 지시했다.

장학금 지급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 대부분은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해외 취업 프로그램인 청해진 사업에 참여했다. 교수들이 해외 취업과 관련 일정에 결정권을 쥐고 있어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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